흔들리는 메르켈 정권… 30일 대연정 이뤄질까 촉각

30일 사민당 당수와 영수 회담… 메르켈 정권 존립 제2당에 달려

기사입력 : 2017-11-28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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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기 정부 수립을 위한 연정 협상에 실패한 메르켈 총리가 이번엔 제2정당 사민당과 대연정을 위한 영수 회담을 한다. 연정을 거부해 온 슐츠 당수를 연정장으로 끌어내는 데는 성공했지만 합의를 도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사진=로이터/뉴스1
[글로벌이코노믹 이동화 기자]
집권 4기 정부 구성에 진통을 겪고 있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재선거’와 ‘대연정’이라는 중대 국면을 맞았다. 연정을 거부하던 독일 사회민주당(SPD) 마르틴 슐츠 당수를 설득해 회담장으로 끌어내는 데는 성공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다시 재선거라는 복병을 맞게 된다.

사민당과의 영수 회담에서 대연정을 이끌어내지 못할 경우 메르켈 총리는 2차 세계대전 후 처음으로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소수 정부를 출범하거나 결과를 알 수 없는 재선거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하지만 재선거 시 지난 총선에서 지지율이 급등하며 약진한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의석을 늘릴 가능성이 있다. 극우정당 대두만은 막고 싶다는 양당의 속셈이 일치하지만 ‘자메이카 연정’ 구상 실패 후 메르켈 총리의 리더십에 대한 의구심도 깊어지고 있어 결과를 가늠할 수 없다.

◇ 메르켈 “안정 위해 대화하자” 슐츠 “결과 모른다”

메르켈 총리는 현지시간 27일 기자회견에서 “사민당과 (대연정) 대화를 시작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안정’을 가져오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연정에 의욕을 내비쳤다.

이날 메르켈 총리는 ‘안정’이라는 단어를 수차례 반복하며 그간 재선거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바꿨다. 특히 “연정 협의에 문제가 있다고 재선거를 한다는 것은 아니다”며 30일로 예정된 슐츠 당수와의 만남에 기대를 나타냈다. 4기 출범을 위한 정부 구성에 어려움을 겪자 스스로 중도우파·중도좌파 정당 간 대연정 가능성을 제시한 셈이다.

반면 슐츠 당수는 “모든 선택 사항을 배제하지 않겠다”며 대연정뿐만 아니라 소수 정권 협력 등의 선택 사항도 고려중임을 시사했다. 이어 “30일 대화가 어떤 결과가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며 여론을 견제했다.

지난 19일 차기 정권 수립을 위한 CDU·CSU와 자유민주당(FDP), 녹색당의 연정 협상이 결렬된 후 독일의 정치 리스크가 문제시되자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은 슐츠 당수를 만나 대연정 압력을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기적인 정치 공백 우려가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자 정부 차원에서 슐츠 당수에게 연정 참여를 검토하거나 CDU·CSU가 주도하는 소수 여당을 지지하라는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

특히 당내에서 “재선거를 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방침 전환이 불가피한 상황에 몰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사민당 내부에서도 대연정에 대한 불협화음은 여전하다. “대연정 반대를 재검토할 필요는 있지만 CDU·CSU와의 대연정에는 여전히 회의적”이라는 시각이 우세하지만 “대연정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사민당에서 강한 영향력을 가진 슈테판 바일 니더작센 주 총리는 “소수 정권은 힘이 없다”며 독일의 연정 문제가 유럽연합(EU) 안정에 큰 영향을 준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사민당 고위 관계자는 “소수 정권에 반대하지 않는 형태로 간접적으로 메르켈 총리를 지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슐츠 당수는 대연정 쪽으로 가닥이 잡히더라도 당원 투표를 통해 최종 판단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협상 가능성까지 차단한 슐츠 당수를 비난하며 “연정에 참여하지 않아 국정을 어지럽혔다는 이유로 재선거가 치러지면 큰 패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지만 “대연정으로 당의 존재감이 사라진다”는 부정적 의견도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 ‘재선거’ 가능성도 여전

주요 외신은 이번 회담이 안정적 정권 유지를 위한 메르켈 총리의 마지막 선택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9월 총선 후 연정 협상을 벌여온 소수 정당과의 협의가 결렬돼 선거 후 2개월이 지났지만 4기 정권이 출범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메르켈 총리의 바람과 달리 사민당과의 협상이 난항을 겪으며 결렬, 재선거를 치러야 할 위험도 남아있다. 당원 투표에서 사민당의 독자적 색깔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대연정 반대파가 압도적으로 많거나 회담에서 난민수용 등에 대한 양측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전후 독일 정치를 이끌고 있는 양대 정당 중 하나인 사민당은 2013년부터 4년간 CDU·CSU와 연정 관계를 이어왔지만 9월 총선 후 연정에 참여하지 않고 최대 야당으로 활동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대연정도 재선거도 아니다”며 제3의 길을 모색해 온 사민당이 소수 정당 출범 지원을 선택할 경우 슐츠 당수는 물론 당의 존립마저도 위험에 처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회담이 결렬될 경우 메르켈 총리는 실패를 2번 반복했다는 비난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독일 일간지 디 벨트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독일 국민의 61.4%는 “연정 협상에 실패할 경우 메르켈 총리가 총리직에서 물러나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렇지 않다’는 응답은 31.5%에 불과해 이번 회담에 메르켈 총리의 정치 생명에 최대 위기가 될 전망이다.


이동화 기자 dhlee@g-enews.com 이동화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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