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A/S 정책은 악명이 높다. 애플은 사용자가 기기 수리를 요청할 시 부품을 일부 교환하는 대신 사전에 수리한 중고 유상 기기로 바꿔 지급하는 리퍼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이어폰 단자, 일부 파손 등 타사 전자제품이라면 간단한 부품 교체로 가능한 수리를 하려면 애플에서는 수십만원에 달하는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아이폰X의 스크린 교체 비용은 279달러, 리퍼비용은 549달러다. 지난달 출시된 아이폰8 플러스의 스크린 교체 비용 169달러, 리퍼비용 399달러와 비교하면 100달러 이상 비싸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애플은 국내에서 아이폰X 리퍼시 1300원대의 환율을 적용했다. 27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080원대로 달러당 200원이 넘는 차익을 남기고 있는 것. 애플 공인 서비스업체 케이엠유지(KMUG)에 따르면 국내에서 아이폰X 리퍼시 75만9000원을 지불해야 한다. 웬만한 스마트폰 가격이다. 디스플레이 교체시에는 39만4000원을 지불해야 한다. ‘환율 조정’ 때문에 미국 현지보다 10만원이상 비싼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것. 지난 5년간 원달러환율이 1300원대에 다다른 적은 단 한 번 도 없었다.
애플의 고가 수리 정책은 자사 보험 프로그램 판매용이라는 의혹이 짙다. 애플 보증 연장 프로그램인 애플케어 플러스에 가입할 경우 아이폰X 화면수리비는 29달러(약3만5000원), 기기교체비용은 99달러(약 12만원)으로 내려간다. 애플케어 가입 비용은 199달러(약 23만원)에 달한다. 아이폰X 256GB 모델을 구입할 시 기기 비용과 보험 프로그램 비용을 합치면 200만원에 가까운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한 아이폰X 사용자는 “그간 쭉 아이폰 시리즈를 사용해 왔지만 AS가 불편한 것은 사실”이라며 “한국에만 유독 비싸게 AS 비용을 받고 있는지는 몰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나서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애플의 ‘배짱AS’는 소송전으로도 불거졌다. 지난 2012년 아이폰을 구매했다가 리퍼 정책으로 피해를 본 A씨가 자신의 아이폰을 돌려받지 못한 데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해 152만7000원의 배상 명령을 받았다. 당시 법원은 사용자의 동의없이 리퍼폰으로의 교환을 강제했다는 점을 문제로 봤다. 이후 공정거래위가 애플코리아를 압박하자 애플은 제품 교환 시 소비자의 동의가 필요하도록 약관을 변경했다. 하지만 이후 애플은 아이폰 수리를 맡기면 소비자가 요청을 해도 아이폰을 돌려받을 수 없도록 한 조항을 신설했다.
신진섭 기자 jshi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