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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독주’ 뒤에 가려진 전경련과 경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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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독주’ 뒤에 가려진 전경련과 경총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글로벌이코노믹 길소연 기자] 경제 5단체 가운데 대한상공회의소의 나홀로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급격히 높아진 대한상의의 위상 속에 박용만 회장은 연일 재계 '대표주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대한상의는 올 상반기 정·재계 소통 창구를 구축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재계 대변인 역할에 충실한 모습이다.
반면 경제 5단체 중 대한상의를 제외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한국무역협회(무협), 중소기업중앙회(중기중앙회)는 지지부진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나마 전경련이 쇄신 작업의 일환으로 포럼 등을 개최하며 대한상의 후발주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과거와 같은 위상 회복은 힘들어 보인다.

또한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반기를 들었다 경고를 받은 경총은 이후 정권의 눈치만 보며 수개월째 침묵을 지켜왔다.

최근 침묵 6개월 만에 최저임금제에 대한 불합리성을 주장하며 쓴 소리를 했지만 이후 또 얼마간의 침묵이 이어질지는 모를 일이다.

◇박 회장의 ‘광폭 행보’에 대한상의 독주


새 정부 들어 대한상의의 활동 반경은 눈에 띄게 넓어졌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연일 정부 및 정치권 인사를 만나 재계 목소리를 전하는가 하면, 현 경제상황에 맞는 실질적인 대응 마련을 촉구하는 등 재계 대변인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 16일 김동연 부총리를 직접 만나 ‘최근 경제현안에 대한 전문가 제언집' 건넸으며, 23일에는 국회를 찾아 정세균 국회의장을 비롯 국회의원 299명 전원에게 제언집을 전달했다. 이날 박 회장은 여야 대표를 만나 경제성장을 위한 현실적 대안 마련을 호소하며 법제화를 통해 입법과정에서 반영해 달라고 요청했다.

박 회장의 국회 방문은 올해 들어서만 4번째다. 지난 3월 '대선 후보께 드리는 경제계 제언'을 전달한 데 이어 6월과 8월에는 정기국회 개원을 앞두고 경제현안 논의를 위해 국회를 방문한 바 있다.

박 회장의 광폭 행보 속에는 글로벌 행보도 포함된다. 대한상의는 지난 6월 문재인 대통령의 첫 미국 순방에 경제사절단을 구성해 동행한데 이어 이달 중순 문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길에도 2차 경제 사절단을 주도, 동행해 제계의 구심점이 됐다.

◇ 존재감 상실한 나머지 경제단체


반면 전경련과 경총, 무역협회, 중기중앙회는 소극적인 활동으로 대한상의와 대조를 이루고 있다.

지난 정부에서 정경유착과 부패의 고리로 낙인 찍힌 전경련은 환골탈퇴를 선언, 조직 쇄신안을 마련하며 쇄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과거 위상을 회복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경총 역시 마찬가지다. 새 정부의 비정규직 정규직화 일자리 정책에 반기를 들었다가 경고와 함께 미운털이 박힌 경총은 정권 눈치 보기에 바쁘다. 최근 경총은 최저 임금제에 대해 쓴 소리를 했지만, 긴 침묵 뒤 이어진 주장인데다 이번 주장 이후 저자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무협과 중기중앙회 역시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건 마찬가지.

재계 관계자는 “대한상의가 새 정부와의 재계 파트너로서 낙점 받은 뒤 책임감 때문인지 재계의 입장을 대변해 경제현안 해결하고자 더 노력하고 있다”며 “대한상의에 비해 나머지 4개 경제단체의 더딘 행보가 대조적이다. 좀 더 제 목소리를 내고, 역할을 충실해 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길소연 기자 k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