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에 걸친 독재 정권에 대한 국민 반발이 거세진 상황에서 무가베 대통령이 사임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향후 혼란이 예상된다.
하지만 무가베 대통령은 TV 연설에서 “여전히 권력에 자신이 있다”며 “몇 주 후에 열릴 짐바브웨 집권 ‘짐바브웨아프리카민족동맹-애국전선’(ZANU-PF) 당대회를 내가 총괄할 것”이라며 정정 불안을 부채질했다.
이어 “짐바브웨 국민들은 갈등을 잊고 해결하는 방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며 단결을 호소했다.
주요 외신들은 “독재 정권에 대한 반발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짐바브웨 수도 하라레 등에서는 대규모 시위가 발생하고 있어 대통령 거취 문제를 놓고 잡음이 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주 군부가 권력을 장악한 후 짐바브웨 국민들은 대통령이 사임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설 직전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무가베 대통령이 사퇴에 합의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사임을 언급하지 않으며 국민 분노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AFP는 한 퇴역군인단체 대표를 인용해 “그의 연설은 현실과 괴리된 것”이라며 “우리는 탄핵을 요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1980년 짐바브웨가 영국에서 독립한 후 실권을 잡은 무가베 대통령은 반대파 탄압·부정 투표 등을 통해 87년 동안 장기 집권을 해왔다.
이번 ‘군부 쿠데타’는 올해 93세인 무가베 대통령이 건강에 불안을 느끼며 후계자가 초점이 된 가운데 발생했다. 무가베 대통령 부인 그레이스 여사와 음난가그와 부통령이 대립하자 부통령을 전격 해임했기 때문이다.
외신은 군부가 그레이스 여사의 자질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 음난가그와 부통령의 손을 들어줬다고 분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무가베는 유럽에서 ‘독재자’라고 비판돼 왔다”며 “유럽이 짐바브웨 경제 제재를 단행하면서 경제는 피폐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동화 기자 dh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