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질문이 쏟아졌다는 것은 간담회를 한 후에도 여전히 궁금한 점이 많다는 뜻이다. 미카엘 프란존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 의학 담당 수석이 30분 넘게 발표했지만 역부족이었을까. 명쾌한 해답이 없는 간담회였다. 담배업체가 유해성 논란에서 완전히 벗어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연유한 문제이기도 했다.
한국필립모리스의 기조는 그렇다. 유해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업체에서 내놓은 결과라고 무조건적으로 비판하기보다는 객관적으로 봐달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미디어 테이블이 진행된 지 일주일도 채 안 된 상황,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다소 충격적인 소식이 날아들었다. 스탠턴 글랜츠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주립대(UCSF) 교수는 13일(현지시간) 자신의 홈페이지에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아이코스의 인체 영향이 일반 담배와 차이가 없다”는 보고서를 제출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미디어 라운드 테이블에서 30분 넘게 이어진 “유해한 것은 맞지만 일반 담배에 비해 덜 해롭다”는 주장과 상반되는 보고서 내용이다. 글랜츠 교수에 따르면 필립모리스가 미국인을 대상으로 시험한 결과 아이코스와 일반 궐련 담배의 인체 유해성은 거의 같다는 것이다. 필립모리스가 90일간 아이코스 흡연자와 일반 흡연자의 백혈구 수치, 혈압 수준 등 24개 건강지표를 비교한 결과 23개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동맥경화·심근경색을 유발하는 혈관 염증 수준만 아이코스 흡연자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한국필립모리스 관계자는 “미국인과 일본인 대상 실험결과가 달라 아직 임상연구를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다만 유해성분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더 지켜봐야 하는 것은 맞다. 궐련형 전자담배와 관련한 당국의 조사 결과도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지켜봐야 하는 상황에서 최신 연구 결과를 지속적으로 발표해 유해성 논란에서 벗어나려는 한국필립모리스를 소비자들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분명 한국필립모리스는 궐련형 전자담배는 유해하다고 했다. 그렇다고 하루 아침에 상반된 결과 발표를 내놓는 것이 설명되는 것은 아니다. 지켜봐야 했으면 지켜봤어야 했다. 불안하면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는 법이다.
임소현 기자 ssosso6675@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