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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 말말말,불안한 필립모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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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 말말말,불안한 필립모리스

미카엘 프란존 PMI 의학 담당수석이 지난 14일 진행된 한국필립모리스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 관련 미디어 라운드 테이블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필립모리스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미카엘 프란존 PMI 의학 담당수석이 지난 14일 진행된 한국필립모리스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 관련 미디어 라운드 테이블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필립모리스 제공
[글로벌이코노믹 임소현 기자] 지난 14일 한국필립모리스가 마련한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 관련 미디어 라운드 테이블. 기자들의 날카로운 질문이 쏟아졌다. 김병철 한국필립모리스 전무는 노트에 질문을 받아 적으며 경청했다. 시간 관계로 급히 질의응답 시간을 마무리 지으려는 멘트 중간에도 몇몇 기자가 손을 들어 질문을 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지만 사회자는 “더 이상의 질문은 커뮤니케이션팀을 통해 해주시면 성실히 답변 드리겠다”며 기자간담회를 끝마쳤다.

많은 질문이 쏟아졌다는 것은 간담회를 한 후에도 여전히 궁금한 점이 많다는 뜻이다. 미카엘 프란존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 의학 담당 수석이 30분 넘게 발표했지만 역부족이었을까. 명쾌한 해답이 없는 간담회였다. 담배업체가 유해성 논란에서 완전히 벗어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연유한 문제이기도 했다.
한국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를 필두로 국내 담배업계에 궐련형 전자담배 시대가 열렸다. BAT코리아의 글로, KT&G의 릴까지 3강구도가 펼쳐졌고, 세금 문제를 비롯해 여러 가지 이슈들이 전쟁의 서막을 알렸다. 유해성 논란이 터졌을 때도 그랬고, 이날 간담회에서도 필립모리스는 “가장 건강에 좋은 것은 금연”, “궐련형 전자담배가 유해하지 않다는 말이 아니라 흡연자들이 보다 건강에 해롭지 않게 흡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거듭 말했다. 이날 김 전무는 “임상시험이라는 것은 기업이 작위적으로 할 수 없는 것”이라며 “독립된 외부기관에서 시행하고, 정부기관의 승인을 받아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필립모리스의 기조는 그렇다. 유해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업체에서 내놓은 결과라고 무조건적으로 비판하기보다는 객관적으로 봐달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미디어 테이블이 진행된 지 일주일도 채 안 된 상황,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다소 충격적인 소식이 날아들었다. 스탠턴 글랜츠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주립대(UCSF) 교수는 13일(현지시간) 자신의 홈페이지에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아이코스의 인체 영향이 일반 담배와 차이가 없다”는 보고서를 제출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미디어 라운드 테이블에서 30분 넘게 이어진 “유해한 것은 맞지만 일반 담배에 비해 덜 해롭다”는 주장과 상반되는 보고서 내용이다. 글랜츠 교수에 따르면 필립모리스가 미국인을 대상으로 시험한 결과 아이코스와 일반 궐련 담배의 인체 유해성은 거의 같다는 것이다. 필립모리스가 90일간 아이코스 흡연자와 일반 흡연자의 백혈구 수치, 혈압 수준 등 24개 건강지표를 비교한 결과 23개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동맥경화·심근경색을 유발하는 혈관 염증 수준만 아이코스 흡연자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한국필립모리스 관계자는 “미국인과 일본인 대상 실험결과가 달라 아직 임상연구를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다만 유해성분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더 지켜봐야 하는 것은 맞다. 궐련형 전자담배와 관련한 당국의 조사 결과도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지켜봐야 하는 상황에서 최신 연구 결과를 지속적으로 발표해 유해성 논란에서 벗어나려는 한국필립모리스를 소비자들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분명 한국필립모리스는 궐련형 전자담배는 유해하다고 했다. 그렇다고 하루 아침에 상반된 결과 발표를 내놓는 것이 설명되는 것은 아니다. 지켜봐야 했으면 지켜봤어야 했다. 불안하면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는 법이다.


임소현 기자 ssosso6675@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