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래의 파파라치]그들에게 다시 들려준 말

기사입력 : 2017-11-15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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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래(정보경영학박사, 생각의돌파력저자)

서울시의 정책홍보캠페인을 기획하고 제작한 이는 해브컴의 신용주(54)대표다. 이 캠페인은 ‘내일연구소’라는 콘셉트로 ‘시민의 내일(Future)을 내일(My Work)같이’라는 문구와 함께 서울시의 정책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 캠페인이 호평을 받는 이유는 공공기관의 광고임에도 불구하고 트랜디한 모델을 캐스팅하고(장윤주) 애니메이션 기법을 활용하며 시대적 감수성을 담아 냈기 때문이다. 그는 정당의 홍보자문위원도 겸하고 있는데 그가 만든 추석 인사 리플렛도 특이했다. 리플렛 뒷면에 가족이 함께 놀 수 있는 주사위 놀이판을 만들어 차 타고 고향 가는 가족들의 지루함을 없앤 것이다. 정당에 계신 분들이라 설마했는데 의외로 선뜻 제안을 반겨줬다고 했다. 그는 요즘엔 오히려 광고주가 더 생각이 깨어 있어서 일하기가 힘들다고 했다. 세상이 변해가니 사람들이 따라가는 것이 당연하다며 그 속도가 점점 빨라 질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스마트폰안에서 모든 것이 순식간에 확인되는 디지털의 시대에 널리 알리는 광고(廣告)라는 업의 전문성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듯했다.

학생들 취직 걱정으로 시간을 보내다 현장으로 돌아온 내 입장도 마찬가지다. 대학은 이미 그 옛날의 상아탑이 아니었다. 학생들에게 4년 간의 시간은 평생 내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과 입을 옷이 결정되는 준비의 기간이었다. 나는 그들의 입장을 이해했다. 디지털과 4차 산업 혁명으로 급변하는 생존 환경 속에서 대학이야말로 고답적인 이론의 틀에서 벗어나 실용적인 관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산업 현장의 구체성이라는 자격으로 교수직을 부여받은 나로선 환영할만한 일이였다. 한술 더 떠 책을 덮고 현장으로 가야한다고, 그래서 당신만의 관점을 발견하라고 강의했다. ‘오늘의 사건’ 속에서 ‘오늘의 아이디어’를 찾아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런 내 관점이 편향적이라는 걸 깨달은 건 교수직을 그만둔 다음이다. 어느 선배 교수가 커피 한잔을 놓고 지나치듯 말했다. ‘학교와 교수, 학생이 모두 돈벌이로 나서고 있어. 바로 앞만 바라보는 거지. 인생에 대한 고민이 없다면 돈이 무슨 소용인가, 자칫 우린 지금보다 더 나빠질 수도 있다네. 더 빨리, 더 많이’ 나는 부끄러웠다. 작년과 올해 많은 학생들을 내 인연이 닿는 대형 광고사에 인턴으로 밀어 넣었다.

되새겨보면 그들은 바다를 안전하게 건너가는데 필요한 노가 손에 들려있지 않았다. 어떤 인생을 살 것인지, 거기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좀 더 이야기해 봐야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인생에 대한 올바른 방향성과 삶에 대한 좋은 태도가 먼저라고 말했어야 했다. 디지털이든 4차 산업혁명이든 그것은 인간이 지닌 고유한 미덕들, 즉 사색과 묵상, 연대와 결속, 봉사와 헌신의 수단이 되어야 의미가 있을 것이라는 점에 합의했어야 했다.

'유녹화홍(柳綠花紅)' 이란 말이있다. ‘버들은 푸르고 꽃은 붉다’는 뜻이다. 변하는 세상에도 변치 말아야 하는 것이 있다. 우리는 그런 것을 기본 또는 본질이라고 한다. 변하니까 변해야한다고? 아니 가속도로 변해가는 세상일수록 변하지 않는 당신만의 DNA가 남다른 가치가 될 수도 있다. “디지털일수록 아날로그적인 것이 돈이 될 수도 있다는 것. 그래야 일과 인생을 하나가 될 수도 있고. 그러니 당신의 인간다움에 대한 고민을 깊게 해 볼 것”. 뒤늦었지만 내가 지난 10월 10일 3시에 충정로에 있는 경기대학교미디어영상학과 학생들에게 다시 전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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