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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고공행진에도 화학업계 '웃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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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고공행진에도 화학업계 '웃는' 이유는?

국제유가가 60달러를 넘으며 급등하고 있다. 이미지 확대보기
국제유가가 60달러를 넘으며 급등하고 있다.
[글로벌이코노믹 오소영 기자] 국제유가가 60달러 시대에 진입하면서 국내 화학업계들이 이해득실을 따지고 있다. 화학업계는 석유제품을 원료로 써 유가가 오르면 원재료비 부담이 커진다.

이에 일각에서는 화학업계의 실적잔치에 제동이 걸렸다는 우려가 나오나 원료비 대비 제품 가격이 높게 형성돼 이같은 우려는 아직 이르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14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11월 둘째주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평균 61.6달러를 기록해 전주 대비 2.9달러가 올랐다. 두바이유는 지난 9월과 10월 배럴당 가격이 각각 53.66달러, 55.54달러였으나 이달 들어 60달러를 넘어섰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가격이 ▲9월 49.88달러, ▲10월 51.59달러, ▲11월 56.28달러(13일 기준)로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 브렌트유 역시 전달 57.65달러였던 가격이 이달 62.80달러(13일 기준)로 ‘껑충’ 뛰었다.

국제유가가 오르면 국내 화학사들에게는 불리하다. 국내 업체들은 석유제품인 납사를 원료로 사용해 에틸렌을 생산하는 NCC 방식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가가 오르면 원료비에 대한 부담도 커지고 이는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실적 부진을 걱정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석유화학협회 관계자는 “제품 가격이 높게 형성돼 원료비와 가격 차이가 크다면 업계가 입는 타격은 크지 않다”며 “현재 에틸렌 스프레드도 좋다”고 설명했다.

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11월 첫째주 에틸렌 가격은 MT(Metric Ton)당 1251달러에 달했다. 납사 가격은 MT당 577달러로 에틸렌과 납사 가격의 차이는 674달러이다. 통상 가격 차이가 180달러 이상 벌어지면 업계는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업계가 경쟁국인 미국과 중국 대비 원가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업계는 운송비를 포함한 종합적인 고려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최대 에틸렌 생산국인 미국은 셰일가스를 원료로 사용하는 ECC(에탄크래커)를, 2위 생산국인 중국은 석탄을 원료로 하는 CTO(석탄 분해설비) 방식을 쓴다. 미국과 중국이 우리나라와 달리 유가 영향을 받지 않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ECC와 CTO는 에틸렌 한 제품만 생산할 수 있는 반면 NCC는 벤젠과 부타디엔 등 다양한 부산물을 생성해 국내 업계가 경쟁력이 있다”며 “주요 수입국이 아시아이므로 미국은 물류비도 많이 든다”고 설명했다. 운송비의 경우 미국은 t당 80달러를 넘지만 우리나라는 t당 20달러 수준이다.

다만 당분간 유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국내 업계가 안심하기에는 이른 상황이다.

오는 30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OPEC 정기총회에서 감산 합의를 내년까지 연장할 가능성이 크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등 주요 산유국의 정정불안 역시 유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오소영 기자 o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