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김대호 칼럼] 일본 소니 (Sony)의 부활… 영업이익 증가율 2602%, 삼성전자· 애플에 도전장

아이보(aibo) 돌풍 앞세워 세계 패권 탈환 도전, 전자산업 지각변동 예고

기사입력 : 2017-11-08 08:04 (최종수정 2017-11-08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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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소니의 새 야심작 아이보. 한동안 침체해 있던 소니가 부활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에 빼앗긴 전자산업의 패권을 되찾겠다는 것이다. 김대호 박사의 기업진단 소니 (sony)편

[글로벌이코노믹 김대호 대기자/ 경제학박사]
일본 소니가 몰라보게 달라지고 있다. 단순히 달라지는 정도를 넘어 놀라운 속도로 뻗어나고 있다. 오랜 침체에서 벗어나 과거의 영광에 근접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한국의 삼성전자와 LG전자를 꺾고 다시 세계 1위로 우뚝 설 것이란 기대마저 나오고 있다.

소니는 최근 도쿄증시에 올 2분기 실적을 공시했다. 소니의 회계 연도는 대부분의 다른 일본 기업과 마찬가지로 4월 1일부터 시작한다. 일본에서의 2분기란 통상 7월부터 9월까지로 한국으로 치면 3분기에 해당한다.

이 실적보고에 따르면 소니는 7월부터 9월까지의 2분기 동안 2조625억엔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22.1% 늘어났다. 상당수의 일본 기업들이 마이너스 성장에 허덕이고 있는 현실과 비교할 때 20%를 넘는 성장률은 놀라운 성적이 아닐 수 없다.

매출 외형만 불어난 것이 아니다. 매출에서 원가와 판관비를 뺀 영업이익은 2분기 중 2042억엔에 달했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무려 346.4%에 달했다. 매출도 늘었지만 이익은 그보다 훨씬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영업이익에서 영업외수지와 법인세를 차감한 순이익은 101.35달러로 지난해에 비해 2602% 증가했다. 주주에게 돌아가는 몫을 의미하는 주당순이익(EPS) 역시 1주당 101.35엔으로 2595.5% 늘어났다. 실로 천문학적인 증가 속도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적 발표 이후 소니의 주가 또한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경제언론인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특별 기획기사를 통해 “소니의 부활은 한 기업의 상황 호전이라는 차원을 넘어 전 세계 전자산업에 커다란 판도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면서 대서특필했다.

일본 전자산업은 20여 년 전부터 몰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과거의 영광에 안주하여 자기네들만의 기술과 시스템을 고집하다가 세계시장에서 크게 뒤처졌다. 급기야 갈라파고스의 일본이라는 비아냥거림까지 들어야 했다. 그러던 차 10여 년 전 스마트폰 경쟁에서 뒤지면서 완전히 설 자리를 잃고 말았다. 한때 세계 1위였던 소니의 시가총액은 지금 삼성전자의 8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다. 소니와 함께 세계 전자산업을 주름잡던 일본 샤프와 도시바 등은 오랜 침체 속에 지분의 상당부문을 해외 기업에 넘기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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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소니 사업분야별 실적, 김대호의 기업분석 소니 편


골이 그만큼 깊었던 만큼 소니의 부활은 하나의 기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 회생의 비결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월가의 IB 투자은행들은 소니 회생의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한결같이 소니의 히라이 가즈오 사장을 지목하고 있다. 그는 한평생 소니에서 일해 온 소니맨이다. 맨 먼저 입사한 곳은 소니의 계열사인 CBS 레코드였다. 여기서 실력을 인정받은 그는 소니 본사로 스카우트되어 다양한 사업을 두루 섭렵했다. 가는 곳마다 기록을 세우면서 마침내 2012년 소니의 CE0에 올랐다.

히라이 가즈오는 최고경영자에 취임하자마자 혁신을 단행했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은 과감하게 정리했다. 소니의 상징과도 같은 TV사업부도 축소했다. 그런 다음 선택과 집중 전략을 폈다. 게임, 디바이스, 영화 그리고 이미지 센서 등을 중점적으로 키웠다.

취임 초에는 별로 성과가 없었다. 구조조정 이후 수년간 계속 적자가 이어졌다. 그러다가 지난해부터 서서히 살아나기 시작한 것이다.

일본 노무라 증권은 하라이 가즈오가 인공지능 스마트 공장 그리고 자율 주행차와 이른바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전 세계 시장 변화 흐름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력 향상에 주력한 것은 소비 부활의 요인이라고 보고 있다. 오랜 기간 축적해온 부품 기술력을 4차 산업혁명과 절묘하게 연결시키면서 생산성의 혁신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주목되는 것이 이미지 센서이다. 이미지센서는 외부상황을 인지하는 일종의 눈 이다. 사진을 찍는 데는 물론이고 자율주행차를 운전하고 사물인터넷(IoT) 기기들을 움직이는 데 있어서도 이미지 센서는 매우 중요하다. 이미지 센서의 성능에 따라 인공지능 기계들의 성능이 달라진다. 소니는 기계의 눈으로도 불리는 이 카메라 이미지 센서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을 확보했다고 노무라는 격찬하고 있다. 소니는 카메라 분야에서만 상반기 6800억엔의 매출을 올렸다.

소니는 이미지센서 기술을 기반으로 최근 로봇 애완견 ‘아이보(aibo)’를 공개했다. 예약 판매시작 20분 만에 준비한 물량을 모두 팔았다. 원래 아이보는 1999년 ‘누구나 쉽게 살 수 있는 로봇 애완견’이라는 콘셉트로 처음 선보였다. 아이디어 상품으로 화제를 몰고 오다가 판매가 되지 않아 2006년에 단종하고 말았다. 바로 거기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다시 아이보를 내놓은 것이다. 신 아이보는 카메라 센서와 인공지능 기술로 주인의 움직임을 스스로 감지하도록 만들어졌다. 주인 뒤를 졸졸 쫓아다니는 것은 물론 주변 상황을 인지해 감정 표현을 할 수도 있다.

소니는 1945년 창업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 이부카 마사루(井深大)가 일본 도쿄의 무너진 백화점 건물 안에 라디오 수리점을 연 것이 소니의 시초다. 한 해 뒤인 1946년 친구인 모리타 아키오(盛田昭夫)와 도쿄통신공업주식회사(東京通信工業株式會社)를 세웠다. 그것이 오늘날 소니의 모체다.

이부카는 1950년대 초 미국을 여행하다가 그때 막 개발된 트랜지스터를 보고 영감을 얻는다. 앞으로 세상을 바꿀 비기로 보았던 것이다. 트랜지스터를 고안한 벨 연구소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일본으로 들여왔다.

이부카와 모리타는 이 트랜지스터를 통신에 접목시켰다. 그 결과 1955년 일본 최초의 트랜지스터라디오인 소니 TR-55를 출시하기에 이른다. 이어 내놓은 TR-72 모델은 일본뿐 아니라 캐나다, 호주, 네덜란드, 독일 등으로까지 팔려나갔다.

소니는 1956년 일본의 천재 만화가인 오카베 후유히코(岡部冬彦)가 그린 만화 아찬(Atchan)을 사들였다. 이 아찬을 ‘소니 보이’라고 불렀다.

1958년에 와서 도쿄통신은 회사명을 아예 소니로 바꾼다. 소니는 ‘소리’ 즉 Sound를 뜻하는 라틴어 Sonus와 '소년'을 뜻하는 영어 슬랭 Sonny의 합성어다. 만화 캐릭터 아찬이 소니보이를 거쳐 오늘의 소니에 이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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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소니 분기실적 보고서...김대호의 기업분석 소니편 김대호박사는 매일경제 워싱턴특파원 국제부장 동아일보 금융부장 경제부장 고려대 교수 등을 역임해왔다


소니는 라디오에 이어 텔레비전, 컴퓨터 모니터, 워크맨 등을 잇달아 내놓았다. 콤팩트디스크(CD), 디지털 오디오 테이프, CD 플레이어 디스크 맨, 노트북 바이오(VAIO),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 (PlayStation) 위크맨 등 에서도 소니는 연이어 히트를 쳤다.

전자제품하면 곧 소니였다. 그 신화의 주인공인 소니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비즈니스 세계에는 영원한 왕자가 없다. 삼성전자와 애플도 망심하면 소니에 다시 밀릴 수 있다.

다음은 동영상



김대호 대기자/경제학 박사 yoonsk828@g-enews.com 김대호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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