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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고객은 호구? NH투자증권 평생 무료거래 수수료 “산토끼 잡다 집토끼 놓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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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고객은 호구? NH투자증권 평생 무료거래 수수료 “산토끼 잡다 집토끼 놓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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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최성해 기자] 평생 거래무료수수료 경쟁이 확산되고 있다. NH투자증권이 평생 수수료 무료 이벤트로 포문을 연 뒤 KTB투자증권이 합류하며 출혈경쟁이 과열되는 양상이다. 평생 거래 무료 수수료 이벤트의 원조인 NH투자증권은 신규 고객 위주로 평생 주식거래 수수료 혜택을 주며 이에 소외된 기존 고객들의 불만도 적지 않다.

■ NH투자증권 평생 무료 거래수수료 포문, 업계로 확산 조짐


평생 무료 거래수수료 경쟁이 2라운드에 접어들고 있다. 대형사는 물론 중소형사도 가세하며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조짐이다.

평생 무료 거래수수료가 적용되는 ‘비대면계좌’는 고객이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고 신분증 촬영과 타 금융기관 계좌 인증, 소액이체 등의 절차를 거쳐 개설할 수 있는 방식이다.

HTS→모바일→비대면계좌 등 거래매체가 진화하면서 비대면계좌가 디스카운트 브로커리지의 신시장으로 떠오르며 신규 고객 유치로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평생 무료 거래수수료라는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포문은 NH투자증권이 열었다. NH투자증권은 모바일증권나무에 국내 주식거래 시 수수료를 평생받지 않는 ‘나무 국내 주식 평생 무료 이벤트’를 지난 8월 28일부터 10월 31일까지 시행 중이다.

대상은 스마트폰으로 계좌를 개설한 첫 신규고객이다. 이벤트기간 이내에 개설한 계좌만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한시적 이벤트다. 기한을 정하지 않고 평생 무료라는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한 케이스는 모바일증권 나무가 처음이다.

KTB투자증권도 평생 무료거래수수료 경쟁에 합류했다. 최근 KTB투자증권은 연말까지 모바일 앱을 통해 비대면계좌를 개설한 신규고객과 휴면고객에게 온라인주식매매 수수료(유관기관 제비용 제외)를 평생 무료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기존 고객 평생 거래 수수료 무료 혜택 제외, NH투자증권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대응

겉으로 보면 파격 이벤트의 효과는 대단하다. 이달 31일까지 진행하는 ‘주식 수수료 평생 무료 이벤트’를 통해 모바일나무 신규 계좌개설은 불과 2주만에 1만2589건을 기록했다.

지난 19일 기준으로 신규계좌건수는 약 4만4000여 건으로 대폭 늘며 투자자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NH투자증권도 폭발적인 인기에 잔뜩 고무된 모습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모바일증권 나무는 고객을 위한 파격적인 혜택으로 신규 고객이 증가하고 있다”며 “하루 1000여 개꼴로 모바일나무 신규계좌가 개설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평생 무료거래 수수료 이벤트가 신규고객 중심으로 진행되며 기존 고객들이 소외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기존 고객이 모바일증권 나무계좌를 개설하면 어떨까? 똑같이 스마트폰을 통해 비대면절차로 계좌를 만들더라도 주식매매 수수료율은 0.01%가 적용된다. 신규고객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평생 무료거래 수수료 혜택에서 제외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소외된 기존 고객들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한 투자자는 “스마트폰 비대면계좌 고객이면 평생 주식거래수수료 공짜 혜택을 받는 줄 알고 계좌를 개설했더니 주식매매 수수료율은 0.01%라는 문자가 왔다”며 “고객센터에 문의해도 기존 고객이 혜택에서 제외되는 이유에 대해 납득할 만한 설명이 없어 기분이 상했다”고 말했다.

마음에 상처를 입은 고객들이 여타 증권사로 이탈할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다른 투자자는 “굳이 주식 거래 수수료를 내며 NH투자증권 계좌로 거래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라며 ”평생 거래 수수료 공짜는 아니지만 기간도 길고 일정 규모 매매시 현금도
주는 증권사도 많다”고 말했다.

기존 고객 불만과 관련 NH투자증권은 사례별로 대응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기존 고객들의 불만이 세지는 않다”며 “일부 불만 고객 응대는 사례별(케이스바이케이스)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증권사가 신규 고객들을 대상으로 무료 이벤트를 하고 있다”며 “기존 고객에게 적용되는 수수료율도 0.01%로 부담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편 거래 무료 수수료 기간이 한정된 타사의 이벤트와 달리 신규고객과 기존고객 간 ‘평생 거래수수료 무료 vs 주식거래 수수료율 0.01% 적용’이라는 명확한 혜택 차이가 기존 고객의 불만을 더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꾸준히 거래를 해온 장기고객을 더 우대해주는 게 당연하다”며 “물론 신규고객 확보라는 마케팅 차원이지만 기존 고객과 신규고객 간 혜택 차이가 압도적으로 커서 기존 고객들의 소외감이 더 크게 느끼고 있는 상황인데 이벤트가 끝난 뒤 마음을 돌린 기존 고객들을 어떻게 달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bada@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