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드라마라는 말이 진리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한 순간이었다. 위기 뒤에는 기회가 오고, 온 기회를 저버린 자에게는 가혹한 시련이 따른다.
누가 보더라도 좌익수와 중견수를 완전히 가르는 공이었다. 1루 주자까지도 넉넉히 들어올 만큼의 장타 코스. 모두의 예상을 깬 건 중견수 김준완이었다. 다이빙을 하며 민병현의 타구를 잡아챈다.
해설을 하던 이순철은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면서 “이 수비 하나로 야구의 진수를 본 셈”이라고 덧붙였다.
위기 뒤 기회를 만든 건 NC였다. 5회초 차근차근 루를 채우며 만든 1사 만루의 기회에 스크럭스가 타석에 들어선다.
니퍼트 앞에만 서면 작아졌던 NC가 제대로 설욕할 수 있는 기회. 스크럭스는 니퍼트의 3구째를 그대로 잡아 당겼다. 잠실 구장을 라인드라이브성으로 넘겨버리는 흔치 않은 만루홈런에 경기장을 찾은 테임즈가 함박웃음을 지으며 환호했다.
끌려가던 경기를 6:4로 뒤집는 호쾌한 한 방이었다.
서창완 기자 seotiv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