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보다 최선 지향…전통춤 바탕 안무에 혼신

[무용인 인물탐구(12)] 이소정 국립무용단 단원

기사입력 : 2017-10-11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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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정 국립무용단 단원의 '무향'

녹색에 사랑을 신탁하고 흑단을 쌓아 올리는 여인/ 열정과 냉정으로 사위와 디딤을 빚는다/ 땀방울로 소묘한 소금꽃이다/ 장고는 신명을 부르고/ 수맥을 관통해 들어간 부채와 북채/ 작은 봉우리들을 감싸 안는다/ 황금빛 아침으로 타오를 춤 길은 아득히 멀어/ 가끔 흔들림으로 다가오지만/ 방울소리 짤랑대는 메밀밭 서정을/ 바른 줄기에서 나온 이삭은 춤으로 꿈꾼다.

어느 각도에서 앵글을 잡아도 청량감을 주는 이소정(李昭靜, Lee So Jung)은 아버지 이주형, 어머니 곽춘자의 두 딸 중 장녀로 기미년 봄, 울산에서 출생했다. 유년시절의 소정은 발레를 시작으로 춤의 세계에 점점 빠져들고 있었고, 산업단지와 고래사냥의 남성적 울산을 순화시키는 소중한 아이였다. 코발트 빛 바다가 햇살을 받을 때 하얀 발레복은 유난히 아름다웠다.

'배움은 끝이 없고 영원' 신조로

현대무용과 발레도 열심히 배워

창의적 공연 위해 끊임없이 수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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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정의 '무향'

유연과 거침을 섞은 바닷바람은 세상의 이치를 깨우치는 마음의 나침반이었다. 소정을 진실로 매혹시킨 것은 무용이었다. 춤은 소정에게 또 다른 바다였다. 중학교 때부터 ‘살풀이춤’에 집중하면서 시작된 춤의 여정, 부산예고에 진학하고부터 주변을 물리고 춤 수련에 열중하면서 까칠한 란제리 소녀시대를 보낸 소정은 한예종 전통예술원 무용학과에 수석 입학한다.

학생회비 3만원을 제외한 등록금 전액 면제의 행운과 축복은 소정을 더욱 성실하게 학업과 바른 생활을 촉발하는 자랑스러운 짐이 되었다. 소정은 전통춤을 수학하면서도 현대무용과 발레도 열심히 배웠다. 발열인자(發熱因子)를 타고난 소정의 춤을 수용하는 적극적 태도는 ‘배움은 끝이 없고 영원하다’고 생각하면서 합리적 도전보다는 자주 따로 배우는 모험을 동반했다.

소정의 들뜸을 가라앉히고 공력을 배양한 양성옥, 채상묵 두 선생이 소정을 조련시킨 대표적 스승이다. 소정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무용과 예술사・예술전문사 학위에 이어 경희대 공연예술학과에서 무용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녀를 유혹하던 수많은 경연, 이를 자제해왔던 이소정은 제37회 신인무용콩쿠르 전통부문 특상을 수상하면서 존재감을 입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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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정의 '무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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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정의 '장고춤'

국립무용단 단원이 되는 것을 늘상 목표로 삼은 소정은 대학 졸업 무렵 오디션을 통해 당당히 합격한다. 2002년 무용단에 입단해서 16년이 된 그녀는 무용단에 다니면서 석・박사 과정을 강행군했다. 무용단에 지장이 없는 선에서 외부활동과 강의도 병행했다. 치열한 경쟁의 무용단 생활 외에 외부 활동은 자신의 마음의 문을 열고 도량을 넓히도록 깨우침을 주었다.

소정이 자신을 내려놓고 바라본 창밖 풍경에는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라는 또 다른 시선의 춤이 존재하고 있었다. 크고 작은 산들이 나름의 미적 특성을 갖고 있듯 주인공이 아니어도 자신의 개성을 살리는 방법을 찾는 것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꿈이 시작된 무용단 활동에 매진하면서 특유의 추진력으로 창의적 개인공연을 위해 끊임없이 배우고 노력하는 중이다.

‘춤을 생활화 하라’는 양성옥 교수의 가르침에 따라 만능 춤꾼을 원하는 시대에 맞추어 노력을 경주해온 소정은 타 장르의 춤들도 수련한다. 등에 담이 걸리고 근육통과 몸살을 불렀지만 자부심을 가질 정도로 자신의 몸이 점점 트레이닝 되어간다는 느낌을 갖게 되었다. 소정은 배움을 가까이에 두고 ‘전통춤이 바탕이 된 창작춤이 심도를 높인다’는 소중한 교훈을 얻는다.

소정의 바람직한 자세는 늘 배울 것이 많다고 생각하는 점이다. 국립무용단 단원이 되고나서도 휴가철이면 중국 소수민족의 ‘따이족 춤’과 ‘장족 춤’을 배우러 다녀오기도 하고 ‘북한 춤’ 전공자들로부터 ‘북한 춤’도 배워 왔다. 소정은 그 춤들을 완벽하게 소화해낼 수는 없었지만 여러 장르의 춤을 접해 보고 싶었고 자신의 몸 기능을 향상시키는 데 중점을 두었던 것이다.

중국 소수민족‧북한 춤까지 익혀

장르 가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생활

누군가에게 도움 줄 지도자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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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정의 '부채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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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정의 '살풀이춤'

핀란드 안무가 테로 사리넨의 『회오리』 워크숍 오디션은 소정이 쌍둥이의 어머니가 되고 나서 복귀한 지 3개월 뒤에 이루어졌다. 몸도 많이 부어 있었고 균형도 잘 안 맞는 상황에서(사인무까지 담당) 캐스팅이 되었다. 그때부터 단시간에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살을 15㎏ 이상 빼고 숨이 멎을 것 같고 동작이 마음처럼 되지 않아서 속상했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연습했다.

그녀의 기억에 오랫동안 간직된 『회오리』 공연이 끝나고 그동안의 힘들었던 과정들이 뇌리를 스치면서 소정의 가슴은 벅차오른다. 이 작품이 재공연 될 때마다 그때의 감정이 떠올라 눈시울이 붉어진다는 소정은 열심히 배워서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끼면서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주목받는 무용수, 자신의 작품으로 보람된 일을 하는 지도자가 되고 싶고 싶어 한다.

소정은 나이의 많고 적음을 떠나, 어떤 직책과 지위에 있든, 배움의 길에 있어서는 모두가 동등하다고 여기기 때문에 그녀가 꼭 필요로 하거나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어디든 찾아가서 배우는 직선적 성격이다. 그럴 필요까지 있냐고 주변 지인들은 말하지만, 자신이 공연을 하거나 누구를 가르치면서 더 떳떳해지는 느낌이 든다고 말한다.

소정은 운동을 좋아한다. 춤은 춤이고 운동은 운동이다. 헬스와 마라톤을 특히 즐겨한다. 체력향상을 위한 목적도 있지만 스트레스 해소와 기분전환을 위해서도 운동을 즐긴다. 얼마 전에 마라톤 10㎞에 출전한 적이 있다. 중간에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지만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긴다는 생각으로 완주하여 자신의 의지를 존중하는 태도를 지니게 되었다.

이소정은 요즈음 ‘최종실소고춤보존회’에 가입하여 열심히 소고춤을 배우고 있다. 겸손하게도 소정은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끊임없이 배우고 나아가다보면 자신의 색깔을 찾지 않을까’하고 생각한다. 그녀의 신조는 ‘삶은 최고보다 최선’이다. 최선을 다하다보면 언젠가 최고의 날이 올 것을 믿으면서 늘 근면한 춤꾼의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꿈은 이루어지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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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정의 '태평무'

이소정, 국립무용단 단원으로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무용학과 강사를 맡고 있는 한국무용가이자 안무가이다. 중요무형문화재 제92호 태평무 이수자, 사단법인 오페라마 예술경영 연구소 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그녀는 촉망받는 춤꾼에서 전통춤을 바탕으로 한 안무 작업에 지대한 관심을 쏟고 있다. 성공적 춤을 위해 독서량을 충전시킬 때가 도래한 것이다. 장도에 시절인연을 만나 무운(舞運)이 왕성하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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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정의 '회오리'

○이소정 경력


2010. 02 국립무용단 국가브랜드 『춤춘향』(부채기생 역) 뉴욕공연

2010. 06 이소정의 춤 『향, 香』 안무 및 출연

1010. 10 국립무용단 『soul 해바라기』 독일 투어공연

2011. 03 국립극장 기획공연 『봄의 여신』 안무 및 출연

2011. 06 국립오페라단 창작 팩토리 사업 오페라 『천년의 사랑』 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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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정 국립무용단 단원

2011. 05 국립창극단 『청』 조안무

2013. 12 한-EU수교 50주년 유럽투어공연(독일/네델란드/벨기에, ‘살풀이’, ‘태평무’ 솔로)

2015. 04 이소정의 춤 『훠이훠이』 연출 및 출연

2015. 09 세계 리듬체조 올스타초청 갈라 쇼 1부 연출 및 안무

2017. 06 울산광역시 승격20주년 기념 오페라 『La Traviata』 안무

2017. 02. 이소정의 춤 『무향, 舞香』 안무 및 출연


장석용 글로벌이코노믹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 장석용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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