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는 여비서 상습 성추행 혐의를 받고 있는 김준기(73) 동부그룹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떠나면서 시장에서는 김 회장의 그룹 회장직과 계열사 대표이사직을 사임을 반기는듯한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의 지수가 각각 -0.74%, -1.84%를 기록했지만 동부화재 주가는 4.53%(3200원) 상승했다.
화재보험회사 가운데 흥국화재는 3.59%(240원), 삼성화재 2.22%(6000원), 현대해상 0.91%(400원), 메리츠화재 0.83%(200원), 코리안리 0%, 한화손해보험 -0.74%(-60원), 롯데손해보험 -0.81%(30원)을 기록했다.
동부그룹 계열사 가운데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회사는 동부, 동부화재, 동부증권, 동부하이텍, 동부라이텍 등 5개로 되어 있다.
동부화재는 동부그룹 내에서 상장 5개사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갖고 있다.
동부화재의 시가총액은 5조2248억원, 동부하이텍 6410억원, 동부증권 1507억원, 동부 1516억원, 동부라이텍 456억원 상당으로 나타났다.
동부그룹 내에서는 김준기 회장이 여비서 상습 성추행 혐의로 급작스레 경영일선을 떠나면서 김 전 회장의 장남이 김남호(42) 동부화재 상무의 경영승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김 상무는 지난 2009년 동부제철 차장으로 입사해 본격적으로 경영수업을 받았고 동부팜한농과 동부생명에서 근무를 거쳐 현재 동부화재 미등기임원으로 보험금융연구를 맡고 있다.
김남호 상무는 동부그룹 주요 계열사 가운데에서도 부친인 김준기 전 회장의 지분보다 많은 주식을 갖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김 상무는 동부화재를 비롯해 동부, 동부증권에서의 보유지분이 김 전 회장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부화재는 김남호 상무가 지분 9.01%의 637만9520주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이며 김 전 회장이 5.94%(420만8500주), 김 전 회장의 딸 김주원씨가 3.15%(222만9640주)를 보유하고 있다.
동부화재의 자사주 지분이 10.60%(750만1660주)로 최대주주인 김 상무의 지분보다 많으며 동부문화재단의 지분이 5.00%(353만9070주)에 달하고 있는 것도 향후 동부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주목되는 대목이다.
업계에서는 동부그룹이 동부화재가 보유한 자사주를 활용하면 자사주의 의결권 부활 등을 통해 지배구조를 개편할 수 있는 단초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와 함께 동부그룹 창업주인 김 전 회장의 경영 복귀가 사실상 불가능하게 보임에 따라 김 회장의 장남인 김남호 상무에게 자연 권력의 중심이 넘어가고 자연스레 ‘2세 경영체제’가 자리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전 회장과 친분이 두터운 광주지방국세청장과 금융감독원장 출신의 이근영(80) 동부화재 고문을 동부그룹 회장으로 선임된 것도 사실상 김 상무를 측면지원 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동부그룹 내에서는 김 상무가 주요 계열사의 최대주주 지위를 차지하고 있고 김 전 회장의 경영권을 물려줘야 할 처지에 놓여 있어 후계 승계 작업이 빨라질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김대성 기자 kim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