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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성 통해 밝혀진 삼성의 경영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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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성 통해 밝혀진 삼성의 경영체제

삼성 서초사옥. 사진=유호승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삼성 서초사옥. 사진=유호승 기자
[글로벌이코노믹 유호승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배력을 강화하는 단계로 경영전반은 내가 담당했다.”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의 말이다. 그는 2일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 전·현직 임원 5명에 대한 50차 재판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달 14일 이 부회장에 대한 39차 공판에 출석해 지난 2014년 5월 이건희 회장의 와병 이후 삼성은 집단경영체제로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 체제에 대해 김종중 전 삼성 사장한테 들었다고 증언했다.

김 위원장은 “이건희 회장이 건재할 당시에는 이학수 부회장이 보고하고 이 회장이 승인해 각 계열사에 전달하는 형태였다”며 “와병 이후에는 이재용 부회장 등 4명이 회의를 통해 결정했다. 4명의 이견이 발생하는 건에 대해선 40%가량을 이 부회장의 뜻에 따라 정했다”고 언급했다.

최 전 부회장은 김 위원장이 밝힌 집단경영체제가 사실과 다르다고 진술했다. 이 부회장 등 4명이 모여 회의를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모이는 경우도 거의 없다는 주장이다. 김종중 전 사장도 재판장에서 4인 체제가 아니라고 증언한 바 있다.

최 전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의 와병 이후 경영 전반을 본인이 담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재용 부회장은 후계자로서 지배력을 강화하는 단계를 밟고 있다는 입장. 이 부회장은 최 전 부회장 등 경영진들이 결정한 주요 사안을 대부분 존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최 전 부회장은 삼성의 컨콘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 해체를 본인이 결정했다고 언급했다. 이 전 부회장이 지난해 12월 6일 국회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미전실 해체를 공언했지만 결정은 최 전 부회장이 내렸다는 것.

최 전 부회장은 “청문회 중간 점심시간에 이 부회장과 통화하면서 미전실에 대한 여론이 부정적이기 때문에 해체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며 “당시 결정으로 미전실 조직을 분산해 각 계열사에 배치했다”고 강조했다.
최 전 부회장은 최순실의 딸 정유라에 대한 지원도 본인의 소관이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 부회장에게 보고할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정유라 지원이) 문제가 되면 책임지고 물러날 생각을 했다”고 진술했다.


유호승 기자 yh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