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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KAI 경영본부장 소환조사… 하성용 사장 사임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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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KAI 경영본부장 소환조사… 하성용 사장 사임 예정

방산비리 수사를 받아온 하성용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이 20일 오후 열릴 이사회에서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게 된다. 사진=뉴시스 이미지 확대보기
방산비리 수사를 받아온 하성용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이 20일 오후 열릴 이사회에서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게 된다. 사진=뉴시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는 20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하성용 사장이 KAI 대표직을 사임할 예정이라고 밝힌 가운데 방위산업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이 KAI의 핵심 경영진에 대한 소환 조사에 들어갔다.

20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박찬호 부장검사)는 이날 김모(57) KAI 경영지원본부장을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KAI에서 생산지원, 인사 등을 담당하고 경영지원실장 등을 지냈다.

검찰은 김 본부장이 KAI와 하성용 대표의 각종 비리를 뒷받침해 온 측근 중 한 명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검찰은 KAI가 수리온, T-50, FA-50 등을 개발해 군에 납품하는 과정에서 원가의 한 항목인 개발비를 부풀리는 방법으로 최소 수백억원대의 부당 이득을 챙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KAI는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새 대표이사를 선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성용 사장이 사임함에 따라 장성섭 부사장(개발부문 부문장)이 새로운 대표이사 선임 전까지 사장 직무대행을 수행하게 된다.

하성용 사장은 이날 KAI를 통해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KAI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께 큰 심려를 끼쳐드려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19일 사정 당국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박찬호 부장검사)는 지난 14일 경남 사천의 KAI 본사와 서울사무소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다수 직원의 컴퓨터에 데이터 삭제전용 프로그램이 설치된 것을 확인했다.

이 삭제 프로그램은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무작위로 생성한 데이터를 수차례 덮어쓰기 하는 방식으로 전에 있던 데이터를 복구하지 못하도록 하는 '이레이저' 프로그램으로 알려졌다.

지금은 없어진 옛 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이 2010년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을 당시 압수수색에 대비해 이레이저 프로그램을 가동한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검찰은 2015년 감사원의 수사의뢰 이후 지속적인 내사를 받아오던 KAI가 최근 직원들에게 삭제 프로그램을 나눠주고 사용하게 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회사 차원의 조직적인 증거인멸 시도와 관련된 것인지를 파악 중이다.

한편 KAI는 다목적 헬기인 수리온,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 경공격기 FA-50 등 국산 군사 장비를 개발해온 국내 대표적인 항공 관련 방산업체다.


최수영 기자 nvi20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