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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기득권 세력의 '노블레스 말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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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기득권 세력의 '노블레스 말라드'

산업부 길소연 기자
산업부 길소연 기자
[글로벌이코노믹 길소연 기자] 요즘 우리 사회는 ‘노블레스 말라드(Noblesse Malade)’로 신음하고 있다.

‘노블레스 말라드’란 병들고 부패한 귀족이란 의미로 기득권 세력이 부정부패를 저지르는 행위를 뜻한다.
사회적으로 지위가 높은 사람들이 도덕적 의무를 다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반대 개념이다.

예나 지금이나 국민은 기득권 세력에게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기득권 세력이라 불리는 부유층, 엘리트들은 정반대 모습이 만연해 있다.

약자를 상대로 갑질하고 권력에 유착해 각종 부정부패에 가담하는 노블레스 말라드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잇따라 터지는 총수의 갑질 논란, 부도덕한 행위 역시 노블레스 말라드의 한 단면이다.

지난 6월, 프랜차이즈업계 오너들이 추문에 갑질 논란으로 줄줄이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그동안 오너일가의 갑질 문제가 종종 등장하긴 했어도 불과 한 달 사이에 연이어 드러난 건 이례적이다.

여기에 최근 또 다른 오너가 회삿돈을 개인 자금으로 유용한 사건이 알려져 국민적 공분을 샀다. 해당 그룹은 불과 3년 전,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으로 갑질 논란에 휩싸였던 오너가라서 국민의 실망감은 더욱 크다.
지난 7일 경찰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자택 인테리어 공사 비용을 호텔 공사비용에 전가한 혐의를 포착하고 수사에 나섰다.

이쯤 되면 이들 총수는 해당 기업의 폭탄이나 마찬가지다. 오너의 잘못은 오너 개인으로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오너가 잘못된 판단이나 부도덕한 행동을 했을 때 기업에 끼칠 수 있는 리스크는 실로 엄청나다.

오너 일가의 기업 장악력이 극대화된 재벌 특성상 이들의 일탈 행위는 시장 교란과 기업 경영의 파행, 나아가 국가 경제의 훼손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오너의 일탈 행위는 엄정한 법 집행을 통해 ‘노블레스 말라드’가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길소연 기자 k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