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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미경제인단, 美 '선물보따리' 풀렸다…"5년간 128억달러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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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미경제인단, 美 '선물보따리' 풀렸다…"5년간 128억달러 투자"

미국산 에너지, 항공기 등 224억 달러 규모 구매 계획도 있어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구본준 LG 부회장(왼쪽부터)이미지 확대보기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구본준 LG 부회장(왼쪽부터)
[글로벌이코노믹 길소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순방길에 동행한 방미 경제인단의 ‘선물보따리’가 풀렸다.

삼성전자와 LG, SK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은 앞으로 5년간 미국에 128억달러(약 14조 574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29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미국을 방문 중인 경제인단 52개 기업이 밝힌 향후 5년간(2017~2021년) 미국시장 투자 예상 금액은 총 128억달러(약 14조6000억원)로 집계됐다. 미국 현지 공장설립, 생산설비 확충, 미래 기술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투자, 현지 기업 인수합병(M&A) 등이 주를 이룬다.

투자 외에 LNG, LPG 구매, 추가 노선망 확충을 위한 항공기 구입 등 약 5년간에 걸쳐 총 224억달러 규모의 구매도 할 예정이다. 가전, 금융, 에너지 개발 분야 등에서 공동 조사, 기술개발 등에 대한 업무협약도 체결됐다.

◇ 삼성전자·LG전자·SK 등 128억달러 투자


삼성전자는 28일 오전(미국 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3.8억달러 규모의 가전공장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미국의 제조업 부흥 정책에 따라 발생한 투자 기회를 활용한 것으로 삼성이 미국에 짓는 첫 번째 가전공장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프리미엄 세탁기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등 북미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스틴 소재 반도체 공장에도 2020년까지 15억달러 규모를 투자할 예정이다.

또한 LG전자는 2019년까지 테네시 주에 2.5억달러을 투자해 연면적 7만7000㎡ 규모의 가전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향후 이 공장에서 연간 100만대의 세탁기를 생산하게 된다.

또 뉴저지 주에 3억달러을 투자해 2019년까지 신사옥을 건립해 LG전자, LG생활건강, LG CNS 등 계열사 임직원 1000여 명을 입주시킬 예정이다.

대한상의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현지 가전공장 건설을 통해 제품 현지화 전략에 가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성장세에 있는 북미지역 프리미엄 가전 시장에서 우리나라 제품의 경쟁력 향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SK는 에너지 분야 등에 최대 44억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SK는 28일(현지시간) 미국 GE, Continental Resources와 셰일가스 E&P(탐사 및 생산) 분야 투자 등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현대자동차는 친환경 자율주행차 등 미래 기술개발, 신차·신엔진 개발 투자에 집중한다. 향후 5년간 총 31억달러 투자 계획을 밝힌 현대차는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지속적인 경쟁력 향상에 나설 예정이다.

두산그룹은 미국 자회사인 두산 밥캣, 두산퓨얼셀아메리카 등을 통해 현지 공장 증설 및 차세대 제품 개발, 연료전지 및 에너지저장장치 연구개발(R&D) 투자에 총 7.9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미국 현지에서 가스터빈 서비스·부품 제작 미국 업체 인수, 연료전지 PPA(전력판매계약) 사업을 위한 파이낸싱 협력 MOU 2건을 잇달아 체결했다.

CJ그룹은 CJ제일제당 식품·바이오부문 생산공장 신규증설과 CJ대한통운, CJ CGV 등 계열사의 현지 기업 인수합병 등에 총 10억 5000만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CJ는 한식브랜드 비비고와 연계해 한식 홍보도 확대할 계획이다.

LS그룹은 총 3.2억달러를 투자한다. 미국 남부에 4000만달러 규모의 자동차 전장관련 부품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권선 및 통신 케이블을 생산하는 미국내 계열사 Superior Essex의 설비·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미국내 케이블 등 인프라 시장 수요 확대에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 GS그룹은 GS건설이 실리콘밸리 주택단지 재건축 사업에 1000만달러를 투자하고, 한진그룹은 LA화물터미널 개보수에 700만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중견·중소기업은 첨단 산업분야 집중 공략

중견·중소기업은 첨단 신산업 시장을 집중 공략한다.

미국시장에 모바일 지문인식 모듈을 수출하고 있는 크루셜텍은 4중 복합 생체인식 출입시스템 개발에 6500만달러를 투자한다.

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데이터스트림즈는 현지 법인 설치와 영업, 기술지원 사무소 운영 및 사업확장을 위해 3700만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반도체검사장비·다층 세라믹 기판을 생산하는 엑시콘은 세라믹 및 초소형 센서 관련 미국 현지 연구소와 생산시설 건설에 총 6000만달러를 투자한다.

의료 바이오 분야기업들은 현지 생산시설 투자를 추진할 계획이다.

미국 댈러스 공장에서 건강기능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뉴트리바이오텍은 향후 생산설비 증설에 1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며, 오스템임플란트는 미국시장에서의 브랜드 인지도 향상을 위해 현지 법인의 생산시설 확충과 영업조직 강화에 3000만달러를 투자한다.

자동차용 연료펌프를 생산하고 있는 대화연료펌프는 차세대 소형 전기자동차 핵심부품 개발 및 양산에 7000만달러를, 효림산업은 미국 현지공장 신설에 2300만달러를 투자한다.

대한상의는 “한국의 대표적인 강소기업들이 현지 생산 공장을 설립하고 설비를 확충함으로써 미국시장에서 한층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에너지, 항공기 등 224억달러 규모 미국산 구매


5년간 투자 계획만 있는 건 아니다. LNG·LPG 등 청정에너지, 항공기 등 224억달러 규모의 구매계획도 있다.

SK는 2020년부터 미국산 LNG, LPG를 신규 도입한다. 규모는 매년 18억달러(최대 35억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GS칼텍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40만배럴(약1.18억달러) 규모의 원유를 도입할 예정이며 자회사인 GS EPS를 통해 셰일가스를 2019년부터 향후 20년간 연 60만t(약2.2억달러)을 직접 수입할 계획이다.

LS도 전기동 원료인 동정광과 LPG를 33.5억달러 구매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클린에너지 확대 등 정부의 정책방향에도 부응하면서 중동 등 특정지역에 편중된 에너지 공급처를 다변화하여 우리 에너지 안보 및 향후 에너지 가격 협상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진은 향후 5년간 102억달러에 달하는 보잉항공기 50대를 추가로 구매해 신규 기종 도입을 통해 노선망을 확충할 계획이다.

방미 경제인단은 또 에너지, 인프라 사업 협력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한국가스공사는 미국 LNG사업 및 인프라 사업에 대해 총 3건의 공동조사 협력 MOU를 체결했다.

AGDC(알래스카 가스개발공사)와는 알래스카 인프라 사업 타당성 공동연구, 에너지 트랜스퍼와 레이크찰스 LNG 사업 검토 조사, 엑손 모빌과 북미 셰일가스 연계사업 조사협력 등이다.

효림산업은 Beni&Associates와 현지법인 설립 추진을 위한 MOU를 체결했고, 달리윅스는 Freewave사와 기술협력 및 스마트팩토리 시장 확대 관련 MOU를 체결했다.

이 밖에 미국시장에 고효율 태양전지를 수출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전문기업 신성이엔지는 향후 태양광 프로젝트 등 분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며 블루버드는 하반기 미국 현지 법인을 확장 이전하고 IoT 센서 디바이스 관련 신제품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길소연 기자 k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