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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없는 소비③] “개 팔자가 상팔자?”… 펫팸족 등장에 반려산업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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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없는 소비③] “개 팔자가 상팔자?”… 펫팸족 등장에 반려산업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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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한지명 기자] 경기가 나빠지면 비싼 제품을 사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불경기에도 자신에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에는 더 큰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손에 넣길 원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가치 소비가 확산하면서 커지는 시장이 있다. 불황에도 백화점 해외 명품 매출 신장률은 매년 호조세를 보이며 프리미엄 유아용품 시장이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려동물 관련 시장또한 규모가 커지고 있다. 유통업계는 새롭게 등장한 ‘큰손’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글로벌이코노믹은 변화하는 소비 시장의 흐름을 짚어보고 미래를 전망해 본다. 편집자 주

조현주 씨(30)는 반려묘(猫) 다니의 생일을 맞아 친구들을 초대했다. 생일상에는 고양이 전용 생일 케이크도 있고 케이크 앞에 반려묘의 이니셜이 새겨진 과자가 놓였다. 2만원 상당의 케이크는 고양이와 강아지가 모두 먹을 수 있는 고구마, 단호박 등을 재료로 만들었다. 조현주 씨는 “하나뿐인 가족의 생일을 기념하고 싶어 친구들을 초대해 생일파티를 해줬다”고 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000만명을 넘어섰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는 의미의 ‘펫팸족(pet+family의 합성어)’도 등장했다. 이들을 위한 ‘럭셔리 시장’도 따로 만들어지는 추세다. 불황에도 자녀를 위한 지출을 줄이지 않는 사람들처럼 반려동물을 위해 거침없이 지갑을 여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농협경제연구소는 반려동물 전체시장 규모가 2015년 1조8000억원에서 2020년엔 6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향후 5년 동안은 연간 25%씩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반려동물의 출입을 제한해왔던 백화점들도 펫팸족을 위한 서비스를 점차 확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2013년부터 무역센터점에 ‘루이독’을 입점시켰다. 루이독은 백화점 안에 생긴 첫 반려동물 브랜드 단독 매장이다. 현대백화점은 루이독을 방문하는 소비자에 한해 반려동물 출입을 허용하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압구정점에 직영 ‘펫숍’을 만들어 운영 중이다.

국내 대형마트와 온라인쇼핑몰 등도 ‘반려동물 전용관’을 따로 운영하고 있다. 2~3년 전부터 롯데마트는 ‘펫가든’, 홈플러스는 ‘아이러브펫’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이마트는 전체 이마트 매장에서 판매하는 몰리스 상품군 매출 신장률이 지난해 7.1%에 이어 올해 5월까지 4.3% 상승했으며 인기 또한 여전하다. 현재 총 35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옥션은 최근 3년간 반려견, 반려묘 관련 상품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연평균 20%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품목별로 최대 7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반려동물을 예쁘고 개성있게 꾸밀 수 있는 패션 아이템 수요도 커지고 있다. 옥션에서는 같은 기간 고양이와 강아지를 위한 패션용품이 각각 61%, 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진영 옥션 리빙레저실 실장은 “반려동물 천만 시대가 열리며 관련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펫팸족이 증가함에 따라 필수품은 물론 기존과는 차별된 독특하고 이색적인 상품을 구비하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지명 기자 yol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