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국제유가가 올 2월 23일 이후 지난 20일까지 4개월간 20.6% 하락하며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며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유지·감산량 확대에 따른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원유시장 내 공급과잉 우려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7월 인도분은 배럴당 42.53달러로 전 거래일보다 0.98달러(-2.3%) 또 떨어졌다.
국제유가가 약 10개월 만에 하한가를 치자 엑손모빌 등 에너지주 매도가 잇따르며 다우지수를 끌어내린 셈이다.
이날 국제유가 급락은 미국의 원유재고가 줄어들어 셰일오일 생산이 증가할 것이란 시장의 시각 때문이다.
장 초반 상승세를 유지하던 국제유가는 미국에서 증산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매도가 잇따랐다. 결국 한때 배럴당 42.13달러까지 떨어지며 지난해 8월 11일 이래 가장 낮은 가격에 거래를 마쳤다.
WSJ은 EIA를 인용해 지난주 미국 내 원유재고가 250만 배럴 감소한 5억9100배럴 수준이라고 밝혔다. 시장 예상치인 200만 배럴 감소보다 더 큰 수치다.
이날 나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5.92포인트(0.74%) 오른 6233.95에 장을 마쳤다. 지난주와 달리 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알파벳) 등 지수를 대표하는 ‘팡’(FANG) 종목이 일제히 오르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에너지주와 함께 화학기업 듀폰과 골드만삭스·JP모건 등 금융주 하락이 다우지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영국의 에너지 컨설팅기업인 에너지 애스펙트는 올 상반기 중 국제유가가 배럴당 40달러 밑으로 떨어지고 지난 20년래 최대 폭의 유가 폭락 사태가 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에너지 애스펙트는 최근의 유가 하락세가 ‘떨어지는 칼’과 같다며 “시장 심리가 이렇게 안좋았던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WSJ은 국제유가가 지난해와 같이 배럴당 30달러 수준까지 하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다.
WSJ은 △2013~2015년까지 지속된 경기 부진으로 미국과 중국의 원유 수요가 적었지만 현재는 견고함을 보이고 있고 △최근 미국의 원유생산이 늘었지만 유가 하락으로 공급 감소가 진행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동화 기자 dh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