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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프랑스 총선-ECB 회의… 세계 경제 향방 유럽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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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프랑스 총선-ECB 회의… 세계 경제 향방 유럽에 달렸다

영국, 브렉시트 추진 위해선 과반 확보해야… 최근 잇단 테러로 장담 못해
ECB, 금융완화 정책 모색 예상… 테이퍼링 신호 나오나 이목 쏠려
마크롱, 과반 확보 땐 개혁 탄력

글로벌 금융시장이 유럽발 정치·경제 리스크에 등락을 거듭하는 가운데 오는 8일(현지시간) 열리는 영국의 조기총선과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에 전 세계의 시선이 몰리고 있다. 11일 프랑스 하원 총선 역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리더십을 가늠할 잣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글로벌 금융시장이 유럽발 정치·경제 리스크에 등락을 거듭하는 가운데 오는 8일(현지시간) 열리는 영국의 조기총선과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에 전 세계의 시선이 몰리고 있다. 11일 프랑스 하원 총선 역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리더십을 가늠할 잣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 자료=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이동화 기자] 세계 경제에 대한 낙관적 시각이 우세해진 지난주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번 주 장 개시와 함께 중동과 영국 등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와 유럽의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소폭 하락세로 돌아섰다.

앞으로의 국제경제 향방은 유럽이 그 키를 쥐고 있다. 특히 오는 8일(현지시간) 열리는 영국의 조기총선과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에 세계의 시선이 몰리고 있다. 11일 프랑스 하원 총선 역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당선 후 첫 선거인 만큼 리더십을 가늠할 잣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 영국 조기총선, 브렉시트 험로 예상

2015년 총선 이후 2년 만에 열리는 영국 조기총선은 테리사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주도권을 쥐기 위해 던진 승부수였다.

메이 총리의 집권 보수당은 하드 브렉시트 추진을 위해 과반 의석을 확보해야 한다. 총 650석 중 현재 과반(326석) 확보 가능성이 우세하지만 최근 잇단 테러로 안보 불안감이 커지며 변수가 생길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영국에서는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맨체스터 공연장 자살폭탄 테러로 22명이 사망한지 2주 만인 지난 3일 런던 도심 런던브리지와 인근 상가에서 테러범 3명이 차량과 흉기를 이용한 테러를 벌여 현재까지 시민·관광객 7명이 숨지고 48명이 부상을 당했다. 지난 3월 22일에는 런던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차량 테러가 발생해 5명이 사망하는 등 올 들어 세 번이나 테러가 발생했다.

AP통신 등 주요 외신은 잇단 테러로 영국 총선에서 여당의 승리를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전했다. 보수당은 ‘과반+100석’ 확보를 노리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과반 확보 실패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영국 여론조사 기관 유고브는 이번 조기총선에서 보수당이 총 310석을 얻으며 과반 확보에 실패할 것으로 내다봤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도 “영국 총선에서 야당인 노동당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다”며 보수당의 과반 달성 가능성이 하락해 브렉시트 협상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메이 총리가 조기총선을 발표한 지난 4월 18일 두 자릿수 차이였던 양당의 지지율은 최근 1~12%포인트까지 좁혀진 상황이다. 예측 불가능한 판세를 보이고 있는 영국 총선은 현지시간 8일 오전 7~10시, 한국 시간으로는 9일 오전 6시에 종료돼 개표가 시작된다.

◇ ECB, 테이퍼링 신호 나올까

영국 총선과 같은 날 열리는 ECB 정례 통화정책 회의는 완화적 통화정책이 유지될 것인지 양적완화(QE) 규모를 축소하는 테이퍼링이 결정될지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경기부양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힌 만큼 현재 기준금리인 ‘레피’(Refi) 금리 제로(0)% 정책에 변화가 없을 가능성이 높지만 테이퍼링 필요성에 대한 의견이 속출하면서 테이퍼링이 언제쯤 본격화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로존 경제 회복에 힘입어 ECB가 금융완화 정책 정상화를 모색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부 이견으로 과정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말 ECB는 올해 4월부터 월간 자산매입 규모를 800억유로에서 600억유로로 줄이겠다고 결정하는 등 ‘자산규모를 축소한 후 정책금리 인상’이라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방식을 따를 것임을 시사했지만 ECB 내부에서 적절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ECB의 이날 결정이 은행 주가와 대출, 시장 변동성, 유로화 전망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조만간 테이퍼링을 위한 사전작업에 착수하겠지만 시장의 급격한 변동성을 고려해 당장은 비둘기파적 입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미즈호증권은 “드라기 총재가 ‘통화정책 정상화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표명하면 아시아 신흥국에 대한 자금유입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 프랑스 총선, 마크롱 악재 넘어 압승 거둘까

마크롱 대통령 당선 후 각종 경제지표가 일제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프랑스에서는 11일 하원 총선에 대한 기대가 크다. 특히 ‘의원수 0명’의 마크롱 대통령 집권당 연합이 과반 의석을 차지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 사상 최연소 대통령이자 양대 정당에 속하지 않은 비주류 정당 출신 대통령으로 집권했지만 실제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의회 기반이 필요하다. 선거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해 다수파 세력을 형성해야 하는 이유다. 하원 전체 577석을 놓고 치러지는 1차 투표(11일)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득표율 12.5% 이상 후보가 18일 2차 투표에서 맞붙는다.

프랑스 여론조사기관 오피니언웨이가 지난 1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당인 ‘전진하는 공화국’과 중도정당 ‘민주운동당’ 연합의 정당 지지도는 29%, 보수정당 ‘공화당’ 20%, 마린 르펜의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은 18%를 차지했다. 획득 예상 의석수는 집권당 연합이 335~355석으로 과반인 289석을 크게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 결과대로 집권당 연합이 과반 의석을 확보하면 노동 개혁을 주장하는 마크롱 대통령의 핵심 정책 추진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지난 1일 마크롱 대통령의 최측근인 라샤르 페랑 영토통합부 장관에 대한 부패 의혹이 제기되며 프랑스 검찰이 조사에 착수해 총선을 앞두고 악재로 작용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동화 기자 dh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