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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재테크] 위스키②, 돈 되는 상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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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재테크] 위스키②, 돈 되는 상품은

[글로벌이코노믹 유병철 기자] 월드 위스키 인덱스(World Whisky Index)를 설립한 마이클 카펜은 "위스키는 안정적으로 연 12%의 수익을 노릴 수 있는 아이템"이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모든 위스키가 수익을 낼 수는 없을 겁니다. 어떠한 재테크도 마찬가지겠지만 위스키 또한 돈 되는 물건을 고르려면 먼저 알아둬야 할 것이 있습니다.
첫째 조건은 싱글 몰트 위스키입니다. 싱글 몰트는 단일 증류소에서 맥아(보리)를 원료로 만든 것을 의미합니다.

통상적으로 몰트 위스키에 몇 가지를 섞어 만든 블랜디드는 싱글 몰트보다 비교적 저렴하게 팔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술에서 우열을 따질 수는 없지요. "세상에 나쁜 위스키는 없다, 더 좋은 위스키만 있을 뿐이다"라는 스코틀랜드 속담을 되새겨 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둘째는 나이입니다. 위스키는 일반적으로 6년, 10년, 15년, 30년산 같은 식으로 분류하는데요. 원액의 숙성 기간을 뜻합니다. 30년까지는 통상적으로 투자가치가 높지 않습니다. 40~50년 이상의 고숙성 한정판 위스키가 투자처로서의 가치가 높지요.

고숙성 위스키의 가치가 올라가는 이유는 많습니다. 우선 숙성에 오랜 기간이 걸리며 그 사이에 많은 비용이 소요됩니다.

하늘에 내는 세금도 문제입니다. 오크통 숙성 과정에서 매년 2~3% 정도가 증발합니다. 업계에서는 이를 천사의 몫(Angel's Share)이라고 하는데요. 오래된 위스키 원액이 귀해질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예컨대 70년간 장기 숙성시켰다면 처음 통에 넣었던 위스키의 70% 이상이 자연적으로 사라집니다.

최근에는 세계적으로 위스키 원액이 귀해지다보니 숙성 기간을 별도로 표기하지 않는 위스키가 많이 출시됩니다. 투자처로서 본다면 40년산 이상의 고숙성 위스키 쪽의 가치가 높지요.

글로벌=출처이미지 확대보기
글로벌=출처

셋째는 한정판이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고숙성 위스키가 비싼 것은 오랜 기간 동안 증발해버린 점도 있지만 40병, 100병, 200병 식으로 출시되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한 브랜드에서 50년산 50병을 한정판으로 출시했다면, 당연하지만 그 술은 전 세계에 딱 50병밖에 없다는 겁니다. 누군가 마시기도 하고, 깨트리기도 하면서 해를 넘길수록 가치는 계속해서 높아질 겁니다. 추후 다시 50년산을 50병 더 출시한다 해도 첫 번째로 출시된 제품과 두 번째로 출시된 제품은 가격 차이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통상적으로 가치가 높은 위스키는 이 세 가지 요건이 맞아 떨어지는 경우입니다. 요건에 맞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가격이 올라가는 경우가 있는데요. 바로 시장에서 사라진 위스키입니다. 엄밀히 따지면 세 번째 요건과 맥락을 같이 합니다.

원액 수급 부족이나 인수·합병(M&A)을 통해 리뉴얼되어 병(보틀)이 바뀐 경우, 올드 보틀의 가치가 뉴보틀보다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폐업한 증류소의 원액, 사연이 있는 특별 출시품 같은 것도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습니다.

스코틀랜드 아드벡 증류소에서 생산된 제품 가운데 1974년 이전의 것은 전통적인 수공 방식으로 만들어졌는데요.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매우 높은 가격대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1974년 이후부터는 몰트를 공장생산용으로 바꿔 위스키를 생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위스키 재테크의 세계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다음 번에는 돈으로 돈 버는 화폐 재테크의 세계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유병철 기자 ybsteel@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