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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재테크] 와인④ 금융투자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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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재테크] 와인④ 금융투자 가능할까

[글로벌이코노믹 유병철 기자] 와인 금융상품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국내에는 와인 펀드도 관련주도 없습니다. 상장사 가운데 하이트진로(진로 포도주)가 와인 사업을 합니다만, 와인 관련주로 분류하기엔 매출 비중(4.5%)이 너무 적습니다.
국내에 등장했던 와인 펀드는 모두 청산된 지 오래입니다. 2007년부터 와인 펀드가 우후죽순 생겨났는데요,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뒤 중국계 와인 자금이 시장에서 급격히 빠져나갔습니다. 덕분에 오랜 기간 높은 수익률로 유명세를 떨치던 빈티지 와인 펀드, 노블 크뤼 와인 펀드마저도 와인 시장 조정의 파고를 이기지 못하고 문을 닫았죠. 국내 펀드의 투자 기법이나 안목을 논하기 전에 시기가 좋지 않았습니다.

해외는 조금 다릅니다. 상장된 와인 관련 기업이나 와이너리가 있습니다. 암흑기를 이겨내고 살아남은 와인 펀드도 있습니다.

와인과 관련된 종목으로는 맥주와 와인을 생산하는 콘스텔레이션 브랜즈(STZ), 칠레의 유명 와이너리인 비냐 콘차이 토로(VCO), 소노마 카운티 기반의 와이너리인 트루엣-허스트(THST)가 있습니다.

또한 몰타공화국 소재 WSF 시카브 Plc(WSF Sicav Plc)가 운용하는 와인 소스 펀드(Wine Source Fund), 영국 런던의 와인 인베스트먼트 펀드(Wine Investment Fund Ltd, WIF), WAM캐피털의 파인 와인 인베스트먼트 펀드(Fine Wine Investment Fund) 등 다양한 펀드가 있습니다.

당연하지만 리스크도 있습니다. 우선 와인의 가격 상승이 언제까지 갈 것인지 여부입니다. 와인 가격을 가늠해볼 수 있는 영국 런던국제와인거래소의 리벡스 100 와인지수(Liv-ex 100 Benchmark Fine Wine Index)는 최근 1년이 넘게 상승 흐름을 이어왔습니다. 이에 대해 와인지수를 표기하는 통화 문제로 가격이 왜곡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영국에 있다보니 파운드화로 표기되는데,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 이후 파운드화 가치는 떨어지고 있죠. 이로 인해 와인 가격이 낮게 형성돼 있는 것으로 투자자에게 '착각'을 심어주는 게 아니냐는 논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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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출처
와인 투자 방법은 하나 더 있습니다. 금융상품은 아니지만 일종의 선물거래가 가능합니다. 프랑스에서 시작돼 매년 4월 개최되는 엉 프리뫼르(En Primeur)에 참가하는 것이죠.
엉 프리뫼르는 병입되기 전 오크통 속에 있거나 병 숙성 중인 와인을 미리 구매하는 것입니다. 고급 와인은 보통 18~24개월 정도 오크통에서 숙성을 거칩니다. 병에 들어간 뒤에도 바로 출고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미리 사두면 투자자는 저렴하게 살 수 있고, 와인 생산자는 최소한의 가격을 ‘보장받을’ 수 있죠.

다만 소비 목적이 아닌 투자 목적이라면 수익률을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말 그대로 먼저 사들이는 것이다 보니 일반적으로 와인이 판매되기 시작하는 시점보다는 저렴합니다. 하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니까요.

다음 번에는 와인 재테크뿐만 아니라 와인을 즐기려는 분들에게도 필수인 '와인 보관법'을 소개하겠습니다.

유병철 기자 ybsteel@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