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국영통신인 아나톨리아는 16일(현지시간) 내각제에서 대통령제로 전환하는 헌법 개정안 찬반 국민투표 결과 찬성 51.3% 반대 48.6%로 에르도안 대통령이 승리하며 94년 만에 대통령제 국가가 됐다고 보도했다.
이날 헌법 개정으로 총리직은 폐지되고 에르도안 대통령의 영향력은 각료 임명·국가비상사태 발령·국회 해산 권한 등으로 확대되며 막강한 권력을 쥐게 돼 아랍어로 ‘권력’을 뜻하는 ‘술탄 대통령’에 등극하게 됐다.
특히 5년 중임(10년)인 대통령 임기를 제한을 완화해 2014년부터 집권한 에르도안 대통령은 2029년까지 연임할 수 있게 된다.
새 헌법에 따른 첫 선거는 오는 2019년 열리는데 1회 중임 결정에 따라 2029년까지 재임은 확정된 것과 다름없다. 만약 에르도안 대통령이 임기 만료 전에 조기대선을 결정할 경우 의회의 동의를 거쳐 다시 출마할 수 있고, 이 경우 임기는 2034년까지 연장된다.
그러나 대통령은 조기 대선·총선을 시행하는 권한을 갖고, 중임한 대통령이 국회의 동의를 얻어 조기 대선에 또 출마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 에르도안 대통령은 중임 조항에 따라 2029년까지 집권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임기 만료 직전 조기 대선을 시행한다면 2034년까지도 재임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개헌이 대통령 독재로 이어질 수 있다며 헌법 개정에 반대해 온 제1야당 공화인민당(CHP) 등은 투·개표 과정에서 비리가 있었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선관위가 무효표를 유효로 처리하는 등 불법행위를 자행해 3∼4%포인트가 조작된 것으로 의심된다며 재검표를 요구하고 있다.
주요 외신들은 투표 결과 확정까지 진통을 거듭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동화 기자 dh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