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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현대차 ‘그랜저 하이브리드’ “연비·성능 다 잡았다”...“렉서스 덤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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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현대차 ‘그랜저 하이브리드’ “연비·성능 다 잡았다”...“렉서스 덤벼!”

현대차의 그랜저(IG) 하이브리드. 사진=천원기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차의 그랜저(IG) 하이브리드. 사진=천원기 기자
[글로벌이코노믹 천원기 기자] 잘 달릴까? 하이브리드(HEV) 구매를 결정한 소비자라도 막상 계약서에 사인하기 직전까지 이런 고민을 하게 된다.

가솔린이나 디젤엔진 같은 내연기관의 폭발적인 주행성능을 기대하기도 어렵고, 디젤엔진과 비교하면 연비가 크게 뛰어나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자동차의 그랜저(IG) 하이브리드는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에 충분했다.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경기도 파주 헤이리 마을까지 왕복 80km 구간을 시승하는 동안 현대차가 프리미엄 하이브리드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 도요타의 렉서스를 대놓고 무시(?)하는 이유를 알 듯했다.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기존 그랜저와 외관상 크게 달라진 부분은 없다. 공기역학기술이 적용된 17인치 에어로 다이나믹 알로이휠 정도다. 트렁크 리드에 부착된 하이브리드 엠블럼은 이 차가 하이브리드 모델임을 인지하게 해준다.

'코르크' 소재를 사용한 그랜저 하이브리드 도어트림 가니쉬. 사진=천원기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코르크' 소재를 사용한 그랜저 하이브리드 도어트림 가니쉬. 사진=천원기 기자
특이한 것은 실내 도어트림 가니쉬에 ‘코르크’가 사용된 점이다. 코르크는 일종의 식물 줄기로 단열과 방음 등에 뛰어난 소재다. 현대차는 그랜저 하이브리드에 코르크를 사용해 고급감을 더했다.

우선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걸면 매우 조용하게 시동이 걸린다. 엔진음을 전혀 느낄 수 없어 시동이 걸린 게 맞나 싶을 정도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정말 소리없이 움직인다.

시내 구간을 주행할 때에는 준대형 세단 특유의 안정감 있는 몸짓을 보여준다. 급가속해도 경박하게 엔진음이 먼저 들리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더욱이 이날은 제법 많은 봄비가 내린 날이었다. 현대차가 자랑하는 지능형 안전기술인 ‘현대 스마트 센스’를 점검하기에는 안정맞춤이었다.
현대 스마트 센스는 운전자의 안전한 주행을 돕는 다양한 주행보조기술을 패키지 형태로 묶은 옵션(선택사항)이다. 현대차는 그랜저 하이브리드 전 트림에 걸쳐 스마트 센스를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차의 그랜저 하이브리드 계기판에는 하이브리드 전용 4.2인치 컬러 LCD가 적용됐다. 사진=천원기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차의 그랜저 하이브리드 계기판에는 하이브리드 전용 4.2인치 컬러 LCD가 적용됐다. 사진=천원기 기자
스마트 센스 중 가장 인상적인 기술은 ‘주행보조 시스템’이다. 비가 오는 날인데도 불구하고 원드실드 글래스 상단에 장착된 카메라가 차선을 정확하게 인식했다. 혹시라도 차량이 차선 밖으로 나가려하면 미세하게 스티어링휠을 조정해 차선 이탈을 막았다.

특히 주행 중 커브길이 나오면 스티어링휠이 먼저 반응하며 운전자를 유도했다. 비오는 날은 물론 잔뜩 안개 낀 날에도 요긴하게 쓰일 것 같았다.

고속주행도 뛰어났다. 풍절음이 극도로 억제됐고, 시원스럽게 치고나가는 맛도 느낄 수 있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 모드로 조작하면 스티어링휠이 고속주행에 적당하게 무거워진다.

그랜저 하이브리드에는 최고출력과 최대토크가 각각 159마력, 21.0kgf·m 발휘하는 세타2 2.4 MPI 하이브리드 전용 엔진이 적용된다. 여기에 최고출력 38kW, 최대토크 205Nm의 성능을 내는 고출력 모터가 조합돼 최고속도 183㎞/h를 낼 수 있다.

주행 후 확인한 연비는 16km/ℓ를 넘었다. 연비는 경차 수준으로 더할 나위 없다.

크고 넓고, 준대형 세단의 안락함을 느끼면서 가성비까지 고려한다면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후회없는 선택이 될 듯하다.


천원기 기자 000wonki@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