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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료 출신 이원태 수협은행장 연임 '난항'… 노조 “진짜 금융인이 은행 이끌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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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료 출신 이원태 수협은행장 연임 '난항'… 노조 “진짜 금융인이 은행 이끌어야”

수협은행이 31일 행장추천위원회를 열고 11명의 후보중 최종 은행장 후보를 추천할 예정이다.이미지 확대보기
수협은행이 31일 행장추천위원회를 열고 11명의 후보중 최종 은행장 후보를 추천할 예정이다.
[글로벌이코노믹 김진환 기자] 은행장 인선에 난항을 겪고 있는 수협은행이 관 출신의 현 이원태 은행장의 연임 도전과 노조측의 반대가 팽팽히 맞서면서 수협은행 분리 이후 첫 걸음부터 파행을 겪고 있다.

29일 수협은행 은행장추천위원회(이하 행추위)는 회의를 열고 재공모에 지원한 최종 11명 가운데 새롭게 출사표를 던진 이원태 수협은행장 등 7명을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지난 1차 공모에 지원했던 강명석 감사 등 나머지 4명은 기존 면접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은행장추천위원회는 31일 새후보에 대한 면접을 진행한 후 최종 후보자 1명을 추천할 방침이다. 현 행장의 임기가 내달 12일에 끝나기 때문에 꼭 이번 2차 공모에서 행장 후보를 정하겠다는 생각이다.

후보 11명 가운데 연임 의지를 밝힌 이원태 은행장만 기재부 출신의 관료다. 타 후보들은 대부분 시중 은행 출신이다. 이중 강명석 수협은행 감사의 경우 유일한 내부 출신으로 유력한 후보로 손꼽히고 있다. 강 감사는 지난 8일 열린 1차 공모에서 수협중앙회의 전폭 적인 지지를 받았지만 정부측 사외이사의 반대로 추천이 무산됐다.
이번 수협은행장 선출에는 관료 출신인 현 이원태 행장(왼쪽)과 수협 내부 출신인 강명석 감사 두 후보의 양파전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이미지 확대보기
이번 수협은행장 선출에는 관료 출신인 현 이원태 행장(왼쪽)과 수협 내부 출신인 강명석 감사 두 후보의 양파전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행추위는 정부측이 추천한 사외이사 3명과 수협중앙회가 추천한 2명 총 5명으로 구성돼 있다. 행추위 위원의 2/3인 4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2차 공모에 현 이원태 행장이 도전하면서 내부 갈등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과반을 차지하는 정부측 사외이사들이 이 행장을 지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 1차 공모가 무산된 것도 결국 정부측 인사를 앉히기 위해서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수협은 공적자금이 1조원 이상 투입된 곳인 만큼 정부측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그런 이유에서 그동안 관료 출신들이 행장직을 역임했다. 이 행장 취임후 수협의 실적은 분명 호조세다. 올해는 공적자금 일부도 상환하게 된다. 최초 계획보다 1년 빠른 성과다. 게다가 수협중앙회에서 은행을 자회사로 분리한 성과도 있다. 중앙회가 지지하는 강명석 감사와 정부측이 미는 이원태 행장의 양파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수협 노조측은 이 행장을 ‘관피아’로 규정하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금융노조 수협중앙회지부는 30일 이 행장의 연임 도전을 반대한다는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수협은행이 중앙회로부터 분리한 이래 첫 행장 선임인 만큼 관 출신의 현 행장의 연임을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노조측은 임금인상 최소화, 승진율 최소화, 영업비용 절감 등 직원 사기를 저하시키는 방향으로 회사가 운영되어 왔다며 실적을 짜내는 관리경영과 성과연봉제 도입을 주장하는 정부의 대변인 역할만을 한 이원태 행장의 경영을 비판했다.

노조 관계자는 “수협을 위하는 길은 진짜 금융인이 수협을 이끌어 가도록 현 행장이 아름답게 물러나길 바란다”며 연임 철회를 요구했다.


김진환 기자 gba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