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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보조금 직접 신청해보니… ‘하늘에서 별 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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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보조금 직접 신청해보니… ‘하늘에서 별 따기’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주택 100만호를 달성하고자 소형 태양광발전기를 설치하는 가정에게 보조금을 주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주택 100만호를 달성하고자 소형 태양광발전기를 설치하는 가정에게 보조금을 주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오소영 기자] 정부가 소형 태양광발전기를 설치하는 가정에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으나 실제 지원금을 받기는 어려운 것으로 드러났다.

지원금을 받더라도 자가 부담으로 설치했을 때와 비용 차이가 크지 않아 보조금 사업의 당초 목적이 퇴색된다는 지적이다.

■올해 보조금 신청은 이미 ‘마감’


23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주택 100만호를 목표로 태양광발전기를 설치하는 단독주택이나 공동 주택 소유자에게 보조금을 지원한다. 한국에너지공단에서 해마다 업체를 선정해 해당 업체를 통해 태양광 설치를 확인한 후 보조금을 지급한다. 올해 지원 대상으로 채택된 태양광 설치 업체는 총 190여개이다.

보조금은 태양광설비 설치 용량에 따라 다르다. 2kW이하 설비를 설치할 경우 kW당 80만원, 2~3kW이하 설비에 한해선 kW당 67만원이 지원된다. 3kW 설비의 설치비용이 800만원이라고 할 때 약 350만원이 지원된다.

지원 대상자는 한국에너지공단에서 1차 지원을 받은 후 각 지자체로부터 추가적인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지자체별로 보조금은 상이하다.

신재생에너지 확대의 일환으로 보조금 사업이 시작됐으나 실제 보조금을 받기란 ‘하늘의 별 따기’인 것으로 확인됐다. 가정용 태양광을 설치하는 업체 5곳에 문의한 결과 “올해 보조금 신청은 전부 마감됐다”는 답을 들었다. 한 업체에서는 “내년 초에 신청해야 겨우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이처럼 보조금을 타기 어려운 이유는 각 업체에 할당된 양이 워낙 작은 데 있다. 올해 정부는 업체별로 8개까지 신청을 받았다.

■보조금 받아도 자가 부담과 큰 차이 없어

보조금을 받았을 때 드는 비용과 오로지 본인 부담으로 설치하는 비용이 큰 차이가 없는 것도 문제다.

설비업체들에 따르면 3kW 태양광설비를 설치할 때 설치비만 약 450~500만원이 나온다. 동일한 용량의 같은 제품을 한국에너지공단에서 보조금을 받아 설치하면 비용이 약 400만원 넘게 든다. 한 업체에 럭스코의 소형 태양광발전기를 문의해보니 자비로 470만원이 들었다. 정부 보조금을 받을 경우 설치비는 450만원이었다.

만약 지자체에서 추가적으로 지원금을 받는다면 비용이 더 낮아지지만 애초 지원금이 없는 지자체도 있다. 결과적으로 보조금을 받지 않더라도 설치 비용 차이가 크지 않은 셈이다.

업계는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때문에 비용 차이가 크지 않다고 주장한다. 보조금 신청자는 많지만 정부가 줄 수 있는 지원금은 매년 제한돼 있다. 반대로 자기 비용을 들이려는 사람은 적은데 태양광 설치 업체는 수만개에 이른다.

한 업체 관계자는 “매년 선정된 업체는 제한되어 있고 보조금을 신청하는 사람도 적기 때문에 일부로 설치 단가를 높게 잡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보조금 정책의 한계를 지적한다. 이유진 서울시 원전하나줄이기 실행위원은 “보조금 정책은 예산에 비해 실질적으로 태양광 시장을 활성화하는 효과는 낮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정에서 쓰다가 남은 태양광 전기를 지자체가 구매해주는 등 정부가 보조금 정책을 세밀하게 다시 짜야한다”고 덧붙였다.



오소영 기자 o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