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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中서 일본차 '악몽' 재연될까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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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中서 일본차 '악몽' 재연될까 '전전긍긍'

中 언론 롯데 이어 '현대차' 직접 겨냥…'불매운동' 확산 조짐

중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현대차의 쏘나타 하이브리드, 현대차는 올 상반기 쏘나타 플러그인하이브리드도 판매할 계획이었지만, 이 차량에 탑재되는 LG화학의 배터리를 중국 정부가 문제 삼으면서 출시가 내년으로 미뤄졌다/현대차=제공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현대차의 쏘나타 하이브리드, 현대차는 올 상반기 쏘나타 플러그인하이브리드도 판매할 계획이었지만, 이 차량에 탑재되는 LG화학의 배터리를 중국 정부가 문제 삼으면서 출시가 내년으로 미뤄졌다/현대차=제공
[글로벌이코노믹 천원기 기자] 한때 '불매운동'으로 중국에서 직격탄을 맞았던 일본차의 악몽이 현대·기아차 그대로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현대·기아차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중국 언론이 한국 정부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배치 작업을 빠르게 진행하면서 불이익 대상 기업으로 롯데에 이어 현대차를 '콕' 짚었기 때문이다.
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사드 후폭풍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겉으로는 정치적인 문제라고 선을 긋고 있으나 혹여 한국차 불매운동이 확산될 경우 과거 '주유거부'를 당했던 일본차의 악몽이 재연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회사 안팎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실제 지난 2012년 센카쿠 열도를 둘러싸고 중국과 일본의 갈등이 깊어지자 당시 일부 주유소에서는 '일본차 거절'이라는 현수막이 걸리는 등 중국 전역에서 일본차 불매운동이 확산됐다.

당시 일본 '빅3' 판매량은 곤두박질쳤다. 도요타는 그해 10월 판매량이 전년 대비 44.1% 감소한 데 이어 11월에도 22.1%가 감소했고, 닛산 역시 41%에 이어 29.8%로 급감했다.

당시 중형 세단 '어코드' 등으로 중국시장에서 상승세를 보여온 혼다는 감소폭이 가장 커 10월 54% 감소한 데 이어 11월 29.2%가 감소하는 등 한동안 중국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문제는 현대·기아차의 전체 판매량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일본차보다 월등히 높다는 데 있다. 일본 '빅3'의 전체 판매량 중 중국내 판매량은 최대 25% 수준이다.

하지만 현대·기아차의 전체 판매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30%가 넘는다. 중국에서 불매운동이 확산될 경우 올해 전 세계 시장에서 825만대를 판매하겠다는 현대·기아차의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현대차는 올해 쏘나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를 중국 시장에 판매할 계획이었으나 중국 정부가 이 차량에 탑재되는 LG화학의 배터리를 문제 삼아 출시가 내년으로 미뤄졌다. 기아차 역시 올해 출시할 예정인 K5 PHEV도 당초 계획대로 출시될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연간 10만여 대가 팔리는 중국 PHEV 시장에 차량 자체를 못 내놓고 있는 셈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중국의 경우 합작사 형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직접적인 피해가 있을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면서도 "즉각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의 양재동 사옥/현대차=제공이미지 확대보기
현대·기아차의 양재동 사옥/현대차=제공

천원기 기자 000wonk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