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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이슈]취임 3주만에 꼬리 내린 트럼프…美中 무역전쟁 피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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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이슈]취임 3주만에 꼬리 내린 트럼프…美中 무역전쟁 피하기?

첫 서한 후 500% 관세 부과…첫 통화 후에는 어떤 속내?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이동화 기자] 중국산 제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대선 공약을 지키려는 듯 이달 들어 중국에서 수입된 제품들에 잇따라 반덤핑 관세 부과 결정을 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중국 관계에서 드디어 한 발 물러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간) 취임 20일 만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첫 서한을 보내고 하루 뒤인 9일 정상회담을 하자는 전화를 했다고 교도통신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하지만 취임 후 처음으로 중국에 손을 내민 직후 중국에서 수입된 황산암모늄에 493.46%의 반덤핑 관세와 206.72%의 보조금 상계관세를 부과해 이번 통화가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 ‘하나의 중국’ 존중…“정상회담 하자”
10일 교도통신은 미국 정부 고위관리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대화를 통해 남중국해 문제와 무역 불균형 등 미중 간 과제를 해결하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8일 시진핑 주석에게 뒤늦은 새해 인사를 담은 서한에서 “미국과 중국 모두에 이로운 건설적 관계 구축을 기대한다”는 서한을 보냈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AFP통신, 지지통신 등 주요 외신들도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통화를 속보 보도하며 “대선 승리 후 관례를 어기고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과 전화통화를 하는 등 중국과의 관계 악화에 불을 지폈던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마찰 문제가 실제로 불거지기 바로 전에 꼬리를 내렸다는 반응을 보였다.

중국 관영 CCTV도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전화통화 사실을 전하며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새해 축하 메시지에 감사하고 중국과 미국이 상호협력해 나가길 바란다"는 대화를 했다고 보도했다.

‘하나의 중국’ 정책을 부정해 온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대선 승리 후 “왜 미국이 ‘하나의 중국’ 정책에 얽매여야 하냐”며 중국을 다그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중국 정부가 내세우는 하나의 중국 원칙은 중국의 대응에 달렸다며 중국 압박을 시사하는 메시지를 띄우기도 했다.

중국 측이 계속해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수용하도록 트럼프에 요구하면서 양국은 냉각기에 접어들어 무역전쟁 발발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 이번엔 어떤 복안이?
트럼프 정권 출범 후 두 정상이 통화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 지에는 의문점이 남는다.

시 주석에게 새해 인사를 하며 “양국의 건설적 관계 구축”을 운운한 직후 중국산 제품에 500%에 가까운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기 때문이다.

NHK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중국에서 수입된 황산암모늄에 493.46%의 반덤핑 관세와 206.72%의 보조금 상계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ITC는 지난 7일 중국에서 수입된 도로포장 자재에 372.81%의 반덤핑 관세와 최대 152.5%의 보조금 상계관세 부과를 결정했다. 지난 2일에는 미 상무부가 중국산 스테인리스강 제품에 63.86~76.64%의 반덤핑 관세와 75.6~190.71%의 상계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교도통신은 미국 정부 고위관리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대화를 통해 남중국해 문제와 무역 불균형 등 미중 간 과제를 해결하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AFP통신 등 주요 외신들도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통화를 속보 보도하며 “대선 승리 후 관례를 어기고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과 전화통화를 하는 등 중국과의 관계 악화에 불을 지폈던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마찰 문제가 실제로 불거지기 바로 전에 꼬리를 내렸다는 반응을 보였다.

◇ ‘하나의 중국’으로 시작된 G2 힘겨루기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은 트럼프 대통령의 ‘하나의 중국 부정’ 발언으로 시작돼 중국 당국이 미국 업체에 반독점법 위반을 이유로 거액의 벌금을 부과하면서 확산됐다.

지난해 12월 14일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장한둥(張漢東) 가격감독·반독점국장 인터뷰를 인용해 “반독점법을 위반한 미국 자동차 업체에 벌금을 부과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같은 달에도 미국 의료기기 업체 메드트로닉에 대해 1억1850만 위안(약 199억원)의 벌금을 부과한 중국이 이번엔 제너럴모터스(GM)에 벌금을 부과한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양국의 갈등은 극으로 치닫았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정부의 미국 업체 탄압에 조속하고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 중국과의 무역 불균형 문제를 거론하고 나섰고 이달 들어 결정된 세 건의 반덤핑 관세 부과로 양국의 관계는 공식적인 냉각기에 접어든 것.

극으로 치닫고 있는 미국과 중국 간 통상관계에 대한 국제 사회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두 번째 화해의 제스처를 취하며 미중 무역마찰이 언제쯤 종식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동화 기자 dh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