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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칼럼] 평양에서 뜨고 있는 벤처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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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칼럼] 평양에서 뜨고 있는 벤처기업

곽인옥 서울연구원 평양특별연구위원
곽인옥 서울연구원 평양특별연구위원
북한은 5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등을 통해 그들이 지향하는 강성대국임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최첨단기술은 IT기술•자동화공학•전자공학•전기공학•정밀화학•정밀기계기술•공장기계제작기술•기계공학•자동화공학•정보통신 등 관련 기반기술이 상당기간에 걸쳐 발전 융합되어 ‘무인화’ ‘인공지능화’가 완벽하게 실현되지 않으면 어려운 일이다. 이러한 군수산업뿐만 아니라 민간산업측면에서도 개도국인 인도가 소프트웨어산업에 집중하여 짧은 기간에 경제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데서도 확인할 수 있다.

김일성종합대학교, 김책공업대, 평양컴퓨터대학, 이과대학, 금성학원(김일성) 특기생 출신의 북한 소프트웨어 고급인력들은 중국에서 30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외화벌이 목적으로 나와 있기 때문에 개인당 1년에 1만 달러를 국가에 내야 하고 나머지를 개인이 챙긴다. 평양에는 소프트웨어 인력이 5000명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인력들은 IT관련회사인 푸른 하늘, 하나전자 등 20곳과 기술봉사소 70~80곳에서 컴퓨터를 팔고 아웃소싱을 하면서 돈을 벌고 있다.
벤처기업이란 위험은 있지만 고수익을 내기 위해 모험을 하는 기업이다. 1994년 김일성 주석이 사망한 후 사회주의 계획경제가 마비되면서 아래로부터 시장경제가 나타나 생존을 위한 벤처기업(자영업)이 탄생했다. 처음에는 가내수공업에서부터 겉으로는 국가에 등록되어 있지만 개인들(5~6명)이 합작하여 투자하는 개인 기업들이 많이 늘어났다. 시장경제가 활성화되면서 휴대폰이 약 500만~700만대로 증가하게 되었는데 이집트 오라스콤에서 경영권을 가지고 있지만 류경호텔(105층) 건설을 위해 중국 화웨이에게 통신장비일체납품권을 주면서 중국이 수백억달러를 벌게 되었다. 개인들이 중국 휴대폰 및 장식을 파는 장사를 많이 한다.

평양에서는 중앙당, 인민무력부, 보위부, 보안원, 내각 등 각 특권기관들이 위치에 있는데 이러한 기관들 산하에는 무역회사 800개가 존재하며, 와크권을 가지고 있는 회사 100개가 있다. 이들 무역회사 사장, 부사장, 부장, 과장, 지도원들은 주로 왕돈주(1000만달러 이상), 대돈주(1000만달러), 중돈주(100만달러) 소돈주(10만달러) 들로 나누어진다. 수많은 사업소와 기지, 외화벌이 회사들이 경쟁적으로 하루아침에도 없어지거나 생기기도 한다고 한다. 이러한 사업소들은 주로 국가의 광물, 수산물 등을 중국으로 수출하고 나머지 대금으로 식량과 생활필수품을 수입하여 막대한 이윤을 얻고 있다.

돈주들은 시장경제로 인해 늘어난 물류를 위해서 버스나 버스를 개조한 택배시스템에 활용되는 자동차를 중국으로부터 들여와서 사업을 하고 있다. 버스의 경우 국영버스시스템이 무너지면서 개인 돈주들이 투자하여 운영하는 버스노선이 생겨났으며, 평양-평성, 평양-사리원, 평양-함흥 등 단거리 및 중단거리 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버스를 개조한 택배차는 평양에만 400~500대가 있는데 물류창고에서부터 각 시장, 상점, 매점에 제품을 운반하여 개인장사들이 물품을 받을 수 있도록 되어있는 시스템이다.

의약품으로는 중국합작투자로 정성무역회사, 은파산무역회사, 묘향무역회사에서 나오는 제품들 즉, 키크는 알약, 위궤양치료제, 은행잎심장팅크, 비타민U궤양알약, 나노금다당주사약, 류마티스치료제, 지룡혈전용해교갑약, 비타민C알약, 륙미환, 북한산비야그라 등 다양한 종류의 의약품들을 각 평양시내 및 지방의 개인약국으로 유통하여 수익을 올리는 돈주들이 있다.

시장경제는 상업서비스업도 성장시켜 합의제식당이 2007년에는 평양 전체적으로 300개 정도였는데 중구역에만 250~300개의 합의제식당이 생겨났다. 명의는 기업소나 상업관리소이지만 개인들이 자금을 투자하여 운영하는 식당이다. 특히 대동강 위에 있는 무지개호 식당에서는 성인 6명이 식사를 하면 87달러가 소요된다. 한국돈으로는 10만원, 북한돈으로 80만원 정도라고 할 수 있다. 가격으로는 송이버섯 2접시 8달러, 소고기 2인분 4달러, 잉어 1㎏ 3달러, 와인 1병 8~10달러, 평양소주 1병 2달러, 대동강 맥주 1병 0.5달러, 냉면 한 그릇 2달러를 받는다. 손님들은 무역회사 직원들이나 대학생들이라고 한다. 비공식적으로 인민반장이나 담당보안원에게 뇌물을 주고 운영하는 개인 식당들도 대동강구역 1000개, 동대원구역 700개, 선교구역 600개가 존재한다. 이 식당들은 주로 국수나 단고기, 해장국 등 다양한 요리를 하고 있으며 배달도 가능하다고 한다.

끝으로 정년퇴직한 노동자나 농민들은 집에서 돼지, 개, 닭, 오리 등을 기르고 파는 일을 하고 있는데 심지어 평양 고층아파트에는 세면장에서 돼지를, 베란다에서는 닭이나 오리를 기르고 있다. 평양시 근교 농민들은 비닐하우스를 이용하여 근교농업을 하고 있으며, 채소, 토마토, 오이, 가지, 시금치, 고추 등 다양한 상품 작물들을 통하여 고수익을 올리고 있다.
평양은 형식적으로 볼 때는 사회주의 계획경제로 보이지만 내용적으로는 시장경제가 활성화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활기차게 발달하는 기회의 땅이 되었다.
곽인옥 서울연구원 평양특별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