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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상권으로 성장한 롯데, 골목상권 암살자로 '비난여론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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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상권으로 성장한 롯데, 골목상권 암살자로 '비난여론 확산'

롯데 경영 승계 다툼으로 골목상권 붕괴 비난 재점화

지난 2013년 10월 광주 북구 운암동 롯데슈퍼 운암점 앞에서 광주 북구 대형마트 입점 저지 대책위원회가 열었던 '골목상권 붕괴하는 롯데마트 운암점 건축허가 취소 촉구' 기자회견 현장 사진.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13년 10월 광주 북구 운암동 롯데슈퍼 운암점 앞에서 광주 북구 대형마트 입점 저지 대책위원회가 열었던 '골목상권 붕괴하는 롯데마트 운암점 건축허가 취소 촉구' 기자회견 현장 사진.
[글로벌이코노믹 김국헌 기자] 신동주-신동빈 형제의 경영 승계난으로 국민들의 비난 뭇매를 맞고 있는 롯데그룹이 성장방식에 대한 부정적 여론까지 커져가고 있다. 골목상권에 납품하며 성장해 온 롯데그룹이 도리어 골목 상권을 죽이고 있다는 비난 여론이다.

롯데그룹은 신격호 총괄회장이 일본에서 주식회사 롯데를 설립한 이후 한일국교 정상화를 계기로 재일교포의 모국투자로 1967년 4월 롯데제과주식회사를 설립하면서 국내에서의 기업활동이 본격화됐다. 신 총괄회장은 '기업보국'이란 창업이념으로 6·25 직후 폐허가 된 조국에 기업을 세워 많은 일자리를 창출해 국민들에게 보답하려고 했다.
각종 껌, 과자, 아이스크림 등을 골목상권에 납품하며 성장해 온 롯데그룹은 현재 식품, 관광, 서비스, 유통, 유화, 건설제조, 금융 등 7개 부문을 가진 84조원 매출의 재계 5위 그룹으로 성장했다.

문제는 슈퍼마켓, 전통시장 등 골목상권 납품으로 성장해 온 롯데그룹이 롯데슈퍼, 롯데마트, 롯데백화점 등 대형상권을 형성하며 골목상권을 죽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해왔다는 점이다. 대형마트의 성장은 전국의 동네 골목상권을 초토화시켰고 많은 영세 상인들을 고통 속에 빠뜨린 것이 사실이다.

롯데그룹은 후발주자인 신세계그룹이나 현대백화점 그룹에 비해 월등한 규모와 유통채널로 골목상권의 붕괴를 가져왔다. 성장의 한계에 부딪힌 롯데그룹은 중국, 러시아 등으로 영토확장을 꾀했지만 비싼 수업료를 치렀다. 문화와 환경, 소비 습관 등이 국내시장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국내 골목상권은 보다 적은 비용으로도 용이하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슈퍼 슈퍼마켓(SSM)을 탄생시켰다. SSM의 출현은 그 지역 주변 골목 상권의 초토화를 의미한다. 롯데그룹의 이러한 골목시장 유통망 확대는 어려운 자금으로 생업을 이어가야 할 자영업자들을 위축시켰고, 시장 생태계를 교란했다.

더군다나 최근에는 경기회복이 어렵다는 예측을 빌미로 무차별적인 대형마트 할인행사에 들어가며 골목상권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임실근 장안대학교 프랜차이즈경영과 교수는 "대형마트 세일이 넘쳐나는 기간에 지역상권을 지키는 소상공인과 동네슈퍼는 파리채를 들고 한숨을 시며 내일을 걱정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롯데그룹의 골목상권 문제는 최근 경영권 승계 문제로 롯데그룹이 전 국민의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하는 분위기다. 각종 포털의 게시판에는 이러한 골목상권 붕괴에 롯데그룹이 있다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아이디 rnwda...는 '골목 상권에 납품하면서 큰 롯데가 골목상권을 도탄에 빠뜨리는 주범'이라고 주장했다. dufguf****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국민의 성원으로 성장한 롯데그룹이 성장의 발판이 되었던 국민들에게 총부리를 들이대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소비재로 성장한 롯데그룹에게 있어 기업이미지 추락은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롯데그룹이 현재의 이미지 추락을 어떻게 막아낼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국헌 기자 kh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