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유로존 잔류냐, 탈퇴냐 '운명의 날' 밝았다

[글로벌이코노믹 노정용 기자] 그리스와 유로존의 운명을 결정지을 결전의 날이 밝았다.

그리스 유권자 약 985만명은 5일(현지시간)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한국시간 6일 오전 1시)까지 국민투표를 통해 채권단이 지난달 25일 그리스에 제안한 협상안에 대해 찬성과 반대를 선택하게 된다.
투표 질문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와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이 6월 25일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 회의에서 제안한 협상안을 수용하느냐"다.

그리스 정부는 지난 2일 공식 웹사이트에 채권단이 제시한 협상안인 '현행 프로그램 완수를 위한 개혁안'과 '5차 실사 완수와 연계한 지원안과 그리스 재정 수요' 등을 공개했다.

국민투표를 앞두고 실시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찬반여론은 반반으로 팽팽했다. 언론사들이 마지막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찬성과 반대는 각각 44%와 43%, 43%와 42.5% 등 1%포인트 안팎의 차이로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반대 결정은 정부의 협상력을 높여 "더 좋은 합의"을 이룰 수 있다고 주장한 반면, 유럽 지도자들과 그리스 야당들은 반대 결정은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탈퇴할 수도 있는 결정이라며 투표 철회를 촉구했다.

이번 국민투표 개표 결과의 윤곽은 오후 9시(한국시간 6일 오전 3시)쯤 나올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유권자들이 투표할 수 있도록 이날 주요 고속도로의 통행료를 받지 않고 철도와 시외버스, 국내선 항공편 등의 운임은 할인했다.
투표 결과 찬성으로 결정되면 그리스는 채권단과 '3차 구제금융' 협상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 협상 테이블에는 그동안 반대를 독려한 치프라스 총리 대신 과도 정부 인사가 협상자로 나설 것으로 전문가들은 관측한다.

그러나 국민투표에서 반대가 다수로 나올 경우에는 부채 탕감 등이 포함된 더 좋은 협약이 체결될 것인지, 협상이 난항을 겪고 ECB가 유동성 지원을 중단해 그리스 은행들도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맞아 결국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로 갈 것인지에 대한 전망이 엇갈린다.

그리스의 국민투표는 1974년 입헌군주제를 폐지할 때 치른 이후 41년 만이다.
노정용 기자 no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