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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삼성SDS보다 제일모직과 합병 가능성이 더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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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삼성SDS보다 제일모직과 합병 가능성이 더 높다?

[글로벌이코노믹 박종준 기자] 삼성전자와 삼성SDS(삼성에스디에스)의 합병 가능성은 높지 않은 반면 삼성전자 투자부문과 제일모직의 합병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은 8일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화의 다음 수순은 삼성전자 투자부문 분할과 제일모직(합병법인)과의 분할 합병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 구조는 삼성전자 삼성에스디에스, 삼성물산, 제일모직 주주에게 모두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전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삼성에스디에스의 합병은 가능성에 대해 낮은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양사가 일반 합병이든 소규모 합병이든 공개매수 비용이 발생하는데, 삼성전자의 공개매수 비용 발생은 불확실성을 높인다"고 지적했다. 자칫 수 조원의 투자비용이 공개 매수 비용으로 유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 또한 설비와 제품이 중요한 하드웨어 기업과 사람이 설비이자 무형의 서비스가 매출인 IT서비스 기업은 태생적으로 조직 문화, 업무 접근 방식, 성과 평가 등에서 모두 다르다고 설명했다.

하드웨어 기업의 경영방식이 IT서비스 기업에 적용될 경우 성공하기 어렵고, 이러한 사례는 세계 시장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그는 "결국 양사에 모두 마이너스 효과가 크므로 공개매수가 실제로 실행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양사의 합병으로 상향되는 오너일가의 지배력이 높지 않고, 합병비율이 높아져도, 기존 삼성전자 지분율 17.5%에 합병비율만큼 희석이 발생해 증가되는 실질 지배력도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그는 "향후에도 삼성전자와 삼성에스디에스가 합병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판단"된다고 말했다.

반면 그는 삼성전자 투자부문과 제일모직 합병 가능성은 높게 점쳤다.
그는 "삼성전자에서 분할된 신설회사는 분할 시, 삼성전자 보유 자사주 12.2%와 삼성에스디에스 보유지분 22%,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46.3%만을 가지고 인적분할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상장사는 순자산 20조원, 자산총계 34조원 정도로 예상되고, 삼성전자 자사주 12.2%의 장부가 14.8조원이 분할회사로 넘어가면서 분할회사는 삼성전자 투자유가증권을 12.2% 보유한다는 것.

그는 "삼성에스디에스 22%와 삼성바이오로직스 46.3%도 장부가로 분할회사가 가져가는 구조"라면서 "이 분할회사의 적정 시가총액은 분할회사로 이전되는 삼성전자의 차입금 규모에 따라서 시가총액 15~25조원의 적정 가치가 형성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기존 삼성전자 주주는이 분할회사의 주주가 되어, 분할만으로 현재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7%~12%의 초과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그는 "삼성전자에서 분할신설된 시가총액 20조원 전후의 상장회사를 합병해 제일모직이 흡수합병을 하는 방안이 다음 지배구조 수순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분할합병은 주주총회 특별 결의 사항이며, 공개매수가 합병법인과 피합병법인 모두에게 수반되며 분할된 삼성전자는 공개매수가발생하지 않아 시가총액 비중으로 볼 때 일반합병에 해당된다.

이 분할합병 완료 후 합병제일모직은 삼성전자 16.2%, 삼성에스디에스 39%, 삼성바이오로직스 97.5%를 보유하게 되고, 세 합병법인의 최종 자산규모는 순자산 40조원, 자산총계 74조원 규모로 전 연구원은 예상했다.

특히 그는 "이 합병회사는 실질적으로 삼성그룹의 지주회사이나 형식적으로는 공정거래법상의 지주회사 요건에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그는 "보유하게 되는투자유가증권의 규모는 37조원으로 삼성전자 16.2%와 삼성에스디에스 39%를 관계기업 투자주식으로 분류해도 자산총계대비 투자유가증권 규모가 50%를 넘지 않아 공정거래법 상의 지주회사로 분류되지는 않기 때문"이라며 "따라서 합병법인은 삼성생명 지분 19%를 보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그는 "삼성전자 투자부문과 제일모직과의 합병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주주가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재차 강조하며 "삼성전자 16.2%를 지배함으로써 실질적인 지주회사가 되기 때문에 지분추가 확보하여 지주회사로 전환할 경우 로열티 수취의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97.5% 보유하게 되어 바이오로직스 성과가 모두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주주에게 귀속될 수 있다"며 "삼성에스디에스가 합병제일모직의 39% 자회사가 됨으로써 삼성에 스디에스의 성장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그는 "상당기간 위와 같은 지배구조를 유지한 후 패션부문, 건설부문, 상사부문 등 혼재된 제일모직의 사업부를 100% 자회사로 물적분할한 지주회사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삼성전자 측은 지난 3일 서울 중구 호텔신라에서 열린 기업설명회를 통해 “삼성전자와 삼성SDS의 합병 계획은 전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박종준 기자 dreamtr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