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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세계경제 흔드는 그리스 사태 10문10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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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세계경제 흔드는 그리스 사태 10문10답

그리스 재협상 요구 시위.
그리스 재협상 요구 시위.
[글로벌이코노믹 김대호 기자]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의 그리스 담판이 24일로 다가왔다.

세계 경제의 앞날을 좌우하는 중대 변수이다.
쟁점이 무엇인지, 또 앞으로의 일정과 향후 전망 등을 문답으로 풀어본다.

-협상의 4대 쟁점은

▲연금개혁, 공기업 민영화, 노동법 개정 그리고 부가가치세율 인상 등이 4대 쟁점이다. 이 4가지 분야에서 채권단과 그리스가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채권단은 그리스의 재정위기가 방만한 국가경영에서 야기된 것인 만큼 이 4대 부문에서의 개혁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반면 그리스는 국민의 생활과 직결된 만큼 국민주권 차원에서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스스로 개혁안을 만들었다.

-그리스의 독자 개혁안은

▲그리스는 지난 4월 8일과 9일 열린 유로그룹 회의에서 스스로 마련한 개혁안을 제출했다. 채권단은 탈세 척결, 고가 사치품에 대한 세금 인상, 건별 자산 매각 검토, 부가세(VAT) 세수 증대 등을 중심으로 개혁안을 만든 것. 아울러 연금생활자들에게 추가 혜택을 제공하는 제도를 재도입하고 최저임금을 점진적으로 인상하며 공무원 수를 유지하는 안도 포함시켰다. 부가세율을 23%로 인상하라는 채권단의 요구도 묵살했다. 채권단의 민영화요구도 수용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채권단은 크게 반발했다. 이후 양측의 갈등은 깊어만 갔다.

- 협상전개과정과 향후 일정
▲ 그리스와 채권단은 올해 2월 20일 유로그룹 회의에서 넉 달간 구제금융을 연장하면서 그리스가 제출한 개혁안을 토대로 구제금융 지원조건 실사를 4월 말까지 마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개혁안을 둘러싸고 이견이 속출해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져있다. 24일 유로그룹 회의 → 30일 실사 → 5월11일 유로그룹 회의 → 6월 말 재협상으로 이어진다. 어떤 형태로든지 개혁안을 타결해야만 추가 진전이 가능하다.

-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는

▲협상 장기화, 디폴트 발생·유로존 잔류, 디폴트 발생·유로존 탈퇴 등 4가지 시나리오가 있다. 첫째, 오는 5월 대규모 부채 만기 이전에 협상이 타결되는 상황을 가정할 수 있다. 양측이 4월 유로그룹 회의에서 잠정 합의를 도출하고 6월 말 최종적인 협상 타결을 발표하는 경우다. 둘째, 협상 장기화 가능성이 있다. 유로그룹 회의에서 잠정 합의에는 실패해도 협상 진행은 계속될 수 있다. 셋째, 4월 협상이 불발로 끝나 5월 이후 유동성 부족으로 디폴트가 현실화할 수도 있다. 넷째, 디폴트 발생 이후 그렉시트로 이어지는 시나리오가 있다.

-디폴트 이후 그리스는

▲ 디폴트에 빠지면 유럽중앙은행(ECB)의 '긴급유동성지원'(ELA)이 중단된다. 이와 함께 그리스 은행과 기업의 폐쇄도 예상된다. 은행과 기업에 대한 신용등급 강등과 유동성 압박으로 은행, 기업들의 연쇄적인 부도가 나타날 공산도 매우 크다. 그리스 정부는 자본유출을 막기 위해 자본통제에도 나선다. 그리스 경제를 보호하려고 단기 투기성 자본들의 유출입을 규제하는 것이다.

-디폴트의 유럽에 대한 파장은

▲유럽 전역이 흔들릴 수 있다. 현재 유럽 은행들의 대(對) 그리스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342억 달러(36조9000억원)이다. 절대금액은 크지 않지만 심리적 파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에 대한 채무의 80% 상당을 IMF·EU·ECB 등 '트로이카'가 가지고 있다.

-그리스의 국가부도가 세계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 상당한 충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 위기는 특히 대외채무가 많은 신흥국에 더 큰 충격을 줄 것이다.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등의 국가에서는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던 금리가 일시적으로 급등할 가능성도 있다.

- 한국에 대한 영향은

▲ 한국도 소나기를 피해갈 수 없을 것이다. 그리스 위기로 국제 금융시장이 흔들리면 한국 시장에서도 자금 이탈이 불가피하다. 한국에 유입한 외국계 자금 가운데 유럽계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유럽 자금의 유출에 따른 변동성 확대도 우려된다.

- EU는 그리스의 유로존 잔류를 원할까

▲그리스가 유로존을 이탈하는 것은 결코 EU에 달가운 상황이 아니다. 그렉시트로 유로존 내 반(反) 긴축, 반 유로화 정서가 퍼져 그리스에 이은 후속 탈퇴국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통화 결속력 약화, 유로존의 붕괴 가능성 증가 등 부정적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렉시트의 가능성은

▲그리스가 채무 상환에 실패해 어쩔 수 없이 유로존을 나가는 그렉시던트(Grexident) 가능성이 있다. 다른 나라가 동반 탈퇴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유로존의 위상은 크게 약화될 것이다.
그리스 국회의사당.
그리스 국회의사당.

김대호 기자 tiger82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