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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브랜드 미샤 · 스킨푸드, 매장철수 쫓기는 이유를 알아봤더니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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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브랜드 미샤 · 스킨푸드, 매장철수 쫓기는 이유를 알아봤더니 · · ·

브랜드숍 대기업 장악..중소 브랜드 중국, 유럽으로, 매장 철수도

[글로벌이코노믹 이세정 기자] 중소 화장품 회사의 고유 영역이었던 원브랜드(단일 브랜드) 로드숍 시장까지 대기업이 싹슬이 했다. 생존을 위협받은 중소 브랜드숍들은 ‘각자도생’의 길을 찾아 나섰다.

'노세일' 정책을 포기하고 가격 경쟁에 뛰어드는가 하면 중국으로, 유럽으로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현금 마련을 위해 매장을 철수하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매장을 대폭 늘려 대기업에 대항하기 위한 마지막 힘을 모으는 경우도 있다.
중소 화장품 회사의 아이디어와 마케팅이 돋보이는 원브랜드숍은 2000년대부터 국내 화장품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 저렴한 가격은 물론 좋은 품질, 여성을 겨냥한 디자인, 브랜드 철학이 담긴 매장 인테리어 등은 선풍적인 인기와 함께 ‘뷰티 르네상스’를 이끌었다.

화장품 원브랜드숍 시장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자 대기업들이 뛰어들었다. 대기업 계열사들은 막강한 유통채널·브랜드 파워·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공격 경영에 나섰다.

그 결과 지난해 대기업 계열사 원브랜드숍 2곳이 시장 점유율 50%를 돌파하며 업계 1, 2위를 장악했다.

LG생활건강은 중소 회사의 원브랜드숍 더페이스샵을 인수한 뒤 2014년 연매출 6106억원을 기록, 2년 연속 1위를 달성했다. 아모레퍼시픽이니스프리는 2014년 연매출 4567억원로 단숨에 업계 2위로 올라섰다.

반면 원브랜드숍의 원조 격인 에이블씨엔씨의 미샤는 1위 자리를 내주고 계속된 매출 하락을 보였다. 2014년 연매출 4383억원에 그쳐 3위로 떨어졌다. 업계 상위권을 지켜오던 에뛰드와 스킨푸드도 2014년 연매출 각 2810억원, 1515억원을 기록하며 하위권으로 추락한다.

수익성 악화로 난관에 봉착한 중소 화장품 원브랜드숍 업체들은 판매부진 극복과 실적 향상을 위해 저마다의 생존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사진=네이처리퍼블릭 홈페이지 제공
사진=네이처리퍼블릭 홈페이지 제공
네이처리퍼블릭은 올해 안으로 상장을 마칠 계획이다. 중국 내 오프라인 시장 진출을 위한 자금 마련 방안으로 상장을 선택한 것. 또 고가 제품 출시를 통해 실적을 올리고 브랜드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기존 히트상품이 주로 저가제품이다 보니 실적을 올리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사진=스킨푸드 제공
사진=스킨푸드 제공
스킨푸드는 브랜드 철학을 지키는 대신 현실타협으로 노선을 변경했다. 11년간 ‘노세일’ 브랜드 원칙을 지켜온 스킨푸드는 지난 3월 창사 이래 첫 할인 행사를 했다. 타 브랜드숍들이 할인으로 고객유치에 나선 동안에도 '노세일' 정책을 지켜왔지만 연이은 실적부진으로 매출액 정체와 누적 적자 증가가 지속되자 할인 이벤트를 택했다.

사진=토니모리 홈페이지 제공
사진=토니모리 홈페이지 제공
토니모리는 지난 2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번 상장을 통해 홍콩, 중국에 있는 40여개 매장을 뉴욕 등 미국까지 대폭 늘릴 예정이다. 국내 매장 확장에도 적극 나선 토니모리는 지난해 570개였던 국내 매장수를 현재 600여개로 늘렸다. 올 9월에는 세컨 브랜드 ‘라비오뜨’ 론칭을 계획 중이다. 또 지난 1월에는 자체 연구소를 오픈했다. 독자적인 제품을 개발해 시장 상위권 진입을 노리고 있다.

사진=미샤 홈페이지 제공
사진=미샤 홈페이지 제공
에이블씨엔씨의 행보도 눈길을 끈다. 에이블씨엔씨 미샤는 지하철 매장 50곳을 포함해 총 80여개 매장을 정리했다. 매출이 부실한 매장 정리를 통해 다음 도약을 위한 내실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마케팅 노선도 바꿨다. 고급 라인 제품에 주력하던 기존 전략 대신 사업 초기의 저가 전략으로 변경해 민심 잡기에 나섰다. 아울러 지난 2005년 론칭했다 6개월 만에 사업을 접었던 세컨 브랜드 '스위스 퓨어'를 최근 재론칭했다. 지난 7일에는 신제품을 출시하는 등 사업 가속화에 나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저렴한 가격이 더 이상 경쟁력으로 작용하지 않는 만큼 각 업체마다 새로운 전략을 구축하는 상황”이라며 “치열한 가격 경쟁은 지양해 출혈 경쟁은 피하고, 브랜드별 차별화 전략으로 중국을 비롯한 세계시장에서의 성장을 모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세정 기자 sjl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