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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미 원유재고 보관 장소 바닥나면 큰 재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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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미 원유재고 보관 장소 바닥나면 큰 재앙"

유가, 배럴당 20달러까지 떨어질 수도

미국 원유 저장시설
미국 원유 저장시설
[글로벌이코노믹 채지용 기자] 미국 원유재고량이 80년만에 최고치로 치솟은 가운데 더 이상 원유를 보관할 곳이 없어지면 유가가 배럴당 20달러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공급은 많은데 수요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재 원유시장 문제의 근본 원인이라며 더 이상 원유 재고량을 보관할 장소가 없어지고 있다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 경우 유가가 배럴당 20달러 또는 그 이하로도 내려갈 수 있다는 것이다.
아마도 유가가 배럴당 20달러까지는 내려가지 않겠지만 전혀 말도 안 되는 얘기가 아닌 것으로 상황이 흘러가고 있다는 것이 블룸버그통신의 지적이다. 지난해 여름만 해도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었지만 현재는 50달러도 안된다.

미국의 원유 재고량은 10주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루에 100~200만 배럴의 원유가 남아돌고 있다. 상황은 더욱 나빠지는 추세다.

원유재고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면 유가는 곤두박질 칠 것이고 그에 따른 대가는 산업에 매우 치명적일 수 있다. 먼저 수입업체들이 타격을 받게 되고 이어 미국은 원유생산 감축에 들어갈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이 분석한 결과 원유 재고량을 보관할 수 있는 장소가 바닥날 가능성은 매우 높으며 그에 따른 결과도 치명적일 것으로 나타나 이러한 일이 실제로 일어날 수 있다는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앞으로 수개월이 매우 중요한 시기다. 정유업체들은 겨울난방 수요가 줄고 아직 여름이 오기 전인 봄에 시설정비에 들어간다. 이렇게 되면 휘발유 등 상품으로 생산되지 못하는 원유는 계속 쌓여 있을 수밖에 없다.

블룸버그통신이 지난 10년간 정유업체들의 시설정비에 관한 데이터를 분석한 바에 의하면 올해 시설정비가 평균적인 수준에 그친다면 현재의 공급과잉은 원유 재고 보관에 약간의 문제가 되는 정도가 될 것으로 나타났다. 큰 문제는 아닐 것이란 의미다. 하지만 올해가 지난 10년간의 시설정비 중 가장 나빴던 시기와 일치한다면 미국내 가장 큰 원유보관 지역인 오클라호마와 걸프코스트에서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편 지난 20일 미 에너지청에 따르면 지난주 원유재고는 전주보다 960만 배럴이 늘어 80년만에 최고 수준인 4억5850억 배럴을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세계 최대 석유생산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원유 생산량을 더 늘릴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인 아닌 일반 산유국들이 먼저 감산을 하지 않는 한 사우디가 먼저 감산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는 선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채지용 기자 jiyongch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