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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 미국 시장에서 직면한 5가지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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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 미국 시장에서 직면한 5가지 문제점

세계 최대의 햄버거 체인점 맥도날드가 안방 시장인 미국에서도 매출이 급감하고 있어 주목된다. 최근 맥도날드는 올 3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 3분기 글로벌 동일매장매출이 전년 대비 3.3% 감소했다. 이유는 올 7월 중국에서 터진 불량 고기 제품 납품 사실이 적발되면서 아시아태평양ㆍ중동ㆍ아프리카(APMEA) 지역의 매출에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이 사건은 결국 맥도날드의 전체 연결 매출에도 악영향을 끼쳐 올 3분기 총 매출은 69억8710만달러(약 7조3510억원)를 기록해 전년보다 5% 감소했다.

반면 경쟁사인 멕시칸 패스트푸드점 ‘치포틀레(Chipotle)’는 올 3분기 실적에서 대박을 터트렸다. 동일매장매출은 전년 대비 19.8% 증가했으며 총 매출은 10억8000만달러(약 1조1357억원)로 전년 대비 31.1% 나 증가했다.
맥도날드에 비하면 치포틀레는 규모가 훨씬 작은 업체다. 치포틀레의 매장 수는 10월 현재 기준으로 약 1700여개점(이 중 17개점은 미국 이외의 다른 나라)이 조금 넘는다. 반면 맥도날드는 미국에만 1만4000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맥도날드는 치포틀레보다 8배나 많은 매장을 갖고 있지만 매출 신장에는 실패했다.

철저한 실패의 원인을 분석하고 그에 바탕한 새로운 전략을 세우지 않으면 맥도날드의 계속되는 추락세를 막을 수 없을 것이다. 이에 아래와 같이 맥도날드도 인정한 미국시장에서 맥도날드가 직면한 5가지 문제점을 짚어본다.

(1) 음식, 재료에 대한 불신이 브랜드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로 고착

올 7월 중국에서 불량 고기 납품 스캔들로 추락한 이미지를 다시 쇄신하기 위해 맥도날드는 소셜미디어 캠페인을 시작했다. 지난 10월 셋째주에는 소비자들을 초청해 맥도날드가 사용하고 있는 재료에 대해서 소비자들과 대화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그런데 당시 참가한 소비자들의 질문을 통해 맥도날드의 이미지가 얼마나 나쁘게 실추되었는지 알 수 있다. 소비자들은 맥도날드의 음식은 왜 썩지 않는지, 치킨너겟은 진짜 치킨을 재료로 만드는지 등등을 가장 먼저 물었다. 패스트푸드 업체엔 음식이 가장 중요한 이슈지만 소비자들은 맥도날드의 메뉴와 재료에 대해 아주 형편없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났다.

소비자 간담회를 미국에서 주최한 이후 맥도날드는 직접 소비자들과 대화하고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이러한 이벤트를 타국으로 확대하고 있다. 캐나다, 호주 등에서도 비슷한 소비자 초청 프로그램을 실시하면서 나락으로 떨어진 대외신뢰도를 재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 메뉴의 표준화? => 유연성의 부족, 커스터마이징 메뉴가 대세인 시대에 뒤처짐

메뉴의 표준화는 지금까지는 맥도날드의 장점이자 매력으로 작용해왔다. 즉 어느 나라 어느 매장을 가더라도 빅맥을 주문하면 쇠고기 패티 2장, 양상추, 양파, 피클, 치즈, 빅맥 소스를 곁들인 동일한 맛의 빅맥을 즐길 수가 있다.
그러나 이제 소비자들은 치포틀레처럼 맞춤형 주문이 가능한 경쟁사로 더 몰리고 있다. 커스터마이징이 대세로 떠오르자 맥도날드도 뒤늦게나마 이러한 움직임에 따르려고 시도하고 있다. 먼저 토핑과 소스부터 소비자들이 고를 수 있게 하려고 최근 맥도날드는 점원들의 준비테이블도 새로운 형태로 바꾸고 있다.

또한 ‘나만의 버거 만들기(build-your-own burger, 약칭 B.Y.O.B)’ 메뉴를 론칭하기 위해 캘리포니아 남부 등 미국 일부 지역에서는 테스트 중에 있다. 나만의 버거는 말 그대로 빵부터 패티, 토핑까지 모든 재료를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고를 수 있다. 독일에서는 이미 온라인에서도 나만의 버거 주문이 가능하고,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조만간 전국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맥도날드 측은 밝혔다.

▲독일맥도날드홈페이지에서의‘나만의버거’온라인주문방법.빵,고기패티,토핑,소스순서대로소비자가원하는재료들로직접선택할수있다./사진=맥도날드독일
▲독일맥도날드홈페이지에서의‘나만의버거’온라인주문방법.빵,고기패티,토핑,소스순서대로소비자가원하는재료들로직접선택할수있다./사진=맥도날드독일

(3) 급작스러운 메뉴 및 옵션 증가 -> 서비스 속도와 정확성의 둔화로 이어져

맥도날드의 한 임원은 현재 맥도날드의 문제점 중 하나가 서비스의 모호함과 느림이라고 지적했다. 서비스가 빨라야 할 패스트푸드점이 서비스 속도가 둔화된 것은 큰 문제점이다. 맥도날드는 2013년 너무 많은 메뉴와 옵션 항목들을 도입해서 오히려 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렸다. 닭고기와 채소를 토티아에 말아 먹는 ‘맥랩(McWrap)’, 아침 샌드위치에 들어갈 계란 흰자를 대체할 다른 옵션 등 다양하다. 매출 하락에서 구사일생하고자 새로운 메뉴도 출시해보고 옵션사항도 늘린 것이다.

그러나 맥도날드처럼 규모가 크고 복잡한 공급망을 가진 자이언트 업체가 갑자기 많은 메뉴들을 처리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맥도날드 측도 다시 단순화된 메뉴, 가장 인기 있는 하이라이트 메뉴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4) 가격의 민감성

소비자들이 패스트푸드를 선택하는 이유는 주로 빠른 서비스와 저렴한 가격이다. 그래서 많은 패스트푸드점들이 가격인상에 신중을 기한다. 그러나 맥도날드는 고객이탈 없이 가격을 인상하려고 몇 가지 잔꾀를 썼다.

맥도날드는 주머니가 가벼워진 소비자들을 위해 ‘1달러 메뉴’를 개발해 큰 인기를 얻었다. 또한 버거킹의 와퍼에 대항하기 위해 개발한 빅사이즈 버거 ‘빅 앤 테이스티(Big N' Tasty)’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크고 영양가 있게 만들기 위해 쿼터 파운더 비프(4분의 1파운드: 약 113그램의 쇠고기)를 넣어 만들었다.

그러나 쇠고기와 치즈 가격이 상승하자 맥도날드는 1달러 메뉴와 빅 앤 테이스티의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 수년간 기본재료 대신 다른 저렴한 재료들로 교묘하게 대체해 만들다가 들통났다.

그래서 2013년 말 맥도날도는 기존의 1달러 메뉴를 개선해 ‘1달러 메뉴 & more’로 이름을 바꾸고 대신 가격대는 5달러(약 5250원)까지 다양하게 책정했다.

(5) 심화된 경쟁

현재 패스트푸드 업계는 포화된 시장 안에서 경쟁은 점점 치열해져 더욱 살아남기가 힘들게 됐다. 최근 맥도날드는 내로라하는 라이벌 업체가 많이 생겨나 업계 1위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버거킹은 이미 오래전부터 공인된 대표적 라이벌 업체다. 웬디스 버거와의 경쟁도 계속 심화되고 있다. 올 3월 말 아침 메뉴를 론칭한 타코벨은 맥도날드가 오래도록 지배해온 미국의 아침메뉴 시장을 휩쓸며 맥도날드를 무섭게 추격하고 있다. 패스트 캐주얼 레스토랑 콘셉트로 소비자 맞춤형 메뉴를 제공하는 치포틀레도 최근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글로벌이코노믹 이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