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삼성전자의 신수종 사업은 웨어러블 디바이스, 스마트홈, IoT(Internet of Things, 사물인터넷) 관련 제품 및 새 비즈니스 모델, B2B 등이다. 또 지난 2012년 발표한 신사업은 태양광, 자동차용 2차 전지, 발광다이오드(LED), 바이오, 의료기기 등이었다. 이 신사업들은 현재까지 부진하거나 아직 시장형성이 돼 있지 않다.
인천 송도에 건립 중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제2공장이 완공되어 생산을 시작하는 시점은 2016년으로 알려져 있다. 초음파 진단기 사업 목적으로 인수한 삼성메디슨은 지난 1분기에 67억원의 적자를 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이런 신사업들이 10년 이내의 가까운 장래에 삼성전자의 실적을 크게 개선해 주기 어렵다고 전망하고 있다. 자칫 잘못하면 세계 경제의 극심한 불황과 맞물려 엄청난 투자비만 쏟고 이익은 시원치 않은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이유는 ▲아직 시장이 형성도 있지 못하며 투자후 수익회수기간이 길다는 점 ▲삼성전자가 신사업으로 지목한 것들이 다른 글로벌 기업들의 참여로 곧 레드오션으로 변할 것이라는 점 ▲소비자의 니즈를 자극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 ▲현재 기술로 구현이 힘들거나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는 점이다. 고비용은 곧 구입가격이 비싸진다는 것으로 소비자들의 접근을 막는 요소다.
신사업이 ‘미래’에 삼성전자가 먹고 살 수 있는 사업을 지칭하는 것이라는 말은 맞지만 문제는 그 ‘미래’가 너무 멀어 보인다는 지적이다.
한편 많은 이들은 삼성전자가 ‘디지털 캄 존’(DIGITAL CALM ZONE)으로 들어섰다고 보고 있다. 디지털 캄 존은 ‘디지털 무풍지대’를 말한다. 무풍지대란 바람이 전혀 불지 않는 곳으로 예전에 범선으로 항해하던 시대에 범선이 이 무풍지대로 들어가면 범선의 속도가 크게 떨어져서 난처한 상황이 되었다. 당시 뱃사람들은 이 무풍지대로 들어가는 것을 상당히 두려워했다.
삼성전자에게는 예전 갤럭시 스마트폰으로 큰 돈을 벌던 시절이 스마트폰 시장의 블루오션을 차지하던 시대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스마트폰 시장은 블루오션이 아니다. 태블릿 PC나 갤럭시 기어 같은 웨어러블 디바이스 분야도 더 이상 삼성전자의 블루오션이 아니다.
익명을 요구한 삼성전자 출신 IT업계 인사는 “삼성전자는 그동안 너무 이익을 많이 남겨왔다”며 “그간의 실적이 비정상적이었고 지금은 오히려 비정상적이었던 이익이 정상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분기당 3조에서 4조원의 이익을 내는 것이 정상”이라며 “앞으로 이렇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제 삼성전자는 이익보다는 매출을 더 늘려야 할 때”라며 “향후 3년에서 5년 정도는 삼성전자가 건재하겠지만 그 이후는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의 3년에서 5년 뒤를 예측할 수 없다는 인사의 말대로 현재의 삼성전자에게 있어 블루오션은 자꾸만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제 삼성전자는 삼성전자를 물어뜯으려는 경쟁자들과 피 터지는 경쟁을 벌여야 하는 처지가 됐다.
■삼성전자가 현실성 있는 신사업을 찾으려면
그렇다면 삼성전자가 10년 이내의 가까운 미래의 실적을 상승시키고 시장의 우려를 잠재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까운 미래의 실적을 호전시킬 수 있는 신사업을 우선 찾아야 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현실성 있는 신사업 찾기에 대해 ▲가까운 곳에서 찾아라 ▲본래 잘 하던 것, 예를 들면 스마트폰을 약간 변형하거나 작은 것이라도 획기적이고 새로운 기능을 추가해보라. 특히 인공지능을 스마트폰이나 기타 IT에 적용하는 문제를 고심해보라 ▲장점에 집중하고 삼성전자만의 개성을 만들라. 약점은 약점을 보완해 줄 수있는 인재나 기업을 과감히 사들여라 ▲기존 방식을 파괴하라 ▲기존 채용 방식을 파괴하고 획기적 사고력을 가진 인재를 받아라 ▲그룹, 계열사, 사업부, 부서 팀, 개인 차원의 목표와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라 ▲비토 세력을 외부에라도 만들어 삼성전자 경영을 의심하고 검증하라 ▲IT보안 같은 국익에 부합하면서 비교적 단기간에 세계적 경쟁력을 차지할 수 있는 분야에 뛰어들어라 ▲세계적 불경기를 감안해 비용을 절감해주는 제품과 서비스를 출시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특히 업계인사들은 신사업이라면 꼭 10년 이상의 먼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목적으로 구상하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버리라고 조언한다. 일단 단순하게 돈을 잘 벌 수 있는 사업을 생각해 보라는 이야기다.
그리고 소니처럼 과거의 성공에 집착하지 말라고 강조하고 있다. 갤럭시 신화는 빛바랜 과거의 이야기일 뿐이다. 유엔미래포럼 박영숙(유엔미래보고서 2040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