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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이득세 도입시 추가 세원확보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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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이득세 도입시 추가 세원확보 어려워

국내 주식시장에 '자본이득세'가 도입될 경우 현재 증권거래세로 확보하는 세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본이득세율을 30% 넘게 책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22일 제기됐다.

자본시장연구원 황세운 연구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금융조세포럼'에서 "거래세 대신 자본이득세를 도입할 경우 조세수입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황 연구원에 따르면 2007년~2011년간 삼성전자, 포스코,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LG전자 등 5개 종목을 바탕으로 '손실완전공제' 방식의 자본이득세를 도입했다고 추정했을 때, 거래세로 얻은 세수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자본이득세율을 23.60%로 매겨야 한다.

손실완전공제란 주가의 상승 및 하락을 모두 반영해 조세를 책정한 방식으로, 주가 상승만 반영한 '손실비공제' 방식보다 현실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같은 기간 해당 5개 종목에 대해 손실비공제 방식으로 거래세 수준을 확보하려면 자본이득세율을 8.33%로 정해야 한다.

이와 함께 자본이득세 도입으로 전체 거래량이 5% 감소됐을 경우를 가정했을 때 손실완전공제 방식의 자본이득세율을 24.21%로 높아진다. 거래량이 10% 줄었을 때는 25.89%, 거래량이 15% 줄었을 때는 27.65% 등으로 세율이 증가한다.

또 해당 5개 종목의 연평균 수익률이 3% 감소했다고 가정했을 때 손실완전공제 방식으로 현재 거래세 만큼의 자본이득세를 얻기 위해서는 세율을 31.93%로 책정해야 한다. 수익률이 6%로 낮아졌을 때는 자본이득세율이 51.78%, 9% 낮아졌을 때는 97.51%로 각각 확대됐다.

자본이득세 도입은 주식거래량 및 수익률 감소를 동반할 가능성이 높다. 미래의 자본이득에 부과될 세금에 대한 보상 심리로 주식 매수자가 낮은 가격을 요구하기 때문에 수요도 낮아진다. 이에 따라 주식 가격은 하락하고 거래량도 감소하기 때문이다.

황 연구원은 "추정 종목 5개는 모든 표본일에 거래가 발생하고 시가총액과 거래대금이 최상위인 종목들로 '최상의 시나리오'를 가정한 것"이라며 "추종 종목을 확대했을 때 자본이득세율은 30%를 거뜬히 넘길 것이다. 수익률 및 거래량 감소 시 책정해야 하는 세율은 어마어마하게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5개 종목 전체를 손실완전공제 방식으로 30%의 자본이득세율을 부과했을 때 확보되는 세수입은 943억원이다. 손실비공제방식으로 30%의 세금을 부과했을 때 확보하는 세수입은 2176억원으로 조사됐다.

황 연구원은 "자본이득세 도입은 추가적 세원확보라는 목적을 달성할 가능성이 낮다"며 "자본이득세 도입으로 인한 주식시장의 충격을 완화시키기 위해서는 거래세의 대폭적인 축소 및 폐지와 자본손실의 상계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세율과 과세범위를 완만하게 증가시키는 방식으로 자본이득세 도입안이 마련돼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