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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폭파' 거짓 소식에 수분만에 1340억달러 날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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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폭파' 거짓 소식에 수분만에 1340억달러 날아가

[글로벌이코노믹=온라인뉴스팀]단 몇 분 동안의 악몽같은 순간에 해커들의 트위터 한줄이 세계 최강의 미국 증시를 완전히 흔들어 놓았다.

23일(현지시간) 오후 1시8분 해커들이 "백악관에서 두 차례 폭발사고가 나서 오바마 대통령이 부상당했다"는 가짜 AP발 기사를 트위터에 올리자마자 투자자들은 주식을 투매하기 시작, 순식간에 1340억 달러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그런데 이들 투매자의 대부분은 인간이 아니라 마치 SF에 등장하는 것 같은, 인간의 능력 이상의 초고속 자동조작 컴퓨터들이었다.

"눈 깜짝할 시간보다 더 짧은 순간에 상황은 끝났다"고 고속 컴퓨터 트레이딩에 대해 항상 비판적이던 투자자문회사 테미스 트레이딩 창립자 조 살루치는 말했다. "사람들이라면 이런 식의 반응은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최근 수십 년 간 투자자들이 주식을 언제 사고 팔 것인가 결정하는데 도움울 주기 위해 컴퓨터들이 모든 데이터와 뉴스를 분류하고 투자에 적용해 왔지만 그것도 이미 낡은 방식이 됐다.

미국 증시에서는 "알고리즘적" 트레이딩 프로그램이 모든 데이터와 뉴스, 심지어 트위터 정보까지를 거르고 취합해서 투자에 반영한다. 하루 주식 거래량의 절반 이상이 이런 방식으로 거래된다.

미 증시는 23일의 폭락 이후 빠른 회복세를 보였지만 이 사건으로 일반 투자자들은 크게 동요, 컴퓨터에만 의존하는 현 시스템의 위험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됐다. 또 소셜 미디어와 증시 컴퓨터 사이에 일어나는 정보 교환에 대해서도 감독기관이 모니터를 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컴퓨터가 읽을 수 있는 뉴스와 정보를 팔고 있는 톰슨 로이터 그룹 자회사 일렉트론 애널리틱스 대표 리치 브라운은 이번 사건에서 만약 트위터 내용에 '폭발 사건'이나 '오바마'란 단어만 있었더라면 투매 사태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다. 거기에 '백악관'이란 단어까지 더해져 아무리 느린 컴퓨터라도 놓질 수 없는 막강 트위터 한줄이 되었다는 것이다.
브라운은 자기 회사는 트위터 정보는 검색과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트위터에는 너무 많은 불필요한 '노이즈'가 들어 있고 140자 짜리 제한된 길이여서 앞뒤가 맞지 않는 무리한 말도 많기 때문이다.

이 가짜 트위터 소동이 일어나기 직전까지 23일 미 증시는 개장 3시간 동안 호조를 보여 다우존스 지수가 예상을 깨고 1만4697까지 오르고 있었지만 트위터 한줄로 143포인트가 밀려 1만4554로 1% 급락했다.

순식간에 대부분의 주가는 추락했고 금값은 치솟았고 달러 환율과 국채수익률이 요동쳤으며 일부 주식 종목은 연중 최저치로 바닥을 쳤다.

AP통신이 신속하게 회사 계정이 해킹당한 사실을 공표하고 뉴스가 허위 제보임을 밝힌 직후 주가는 다시 상승, 1시18분에는 다우존스도 급락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불과 10분 동안의 이 아찔한 해프닝에 대해 시리아 전자군대라는 단체가 자신들의 소행임을 밝히고 나섰고 연방수사국(FBI)과 증권거래위원회(SEC )도 철저한 수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월 스트리트 최고의 전문가들까지도 전산 투매 속도와 트위터의 영향력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던 사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