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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해외의존도 위험수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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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해외의존도 위험수위

GDP대비 수출비중 57% 사상최고, 내수기반 강화 절실

[글로벌이코노믹=이성호기자]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율이 60%에 육박하면서 한국경제의 해외의존도가 위험 수위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중심의 경제는 세계 경기가 호황일 때는 좋지만 침체기에 접어들면 경기 둔화의 위험성을 키운다.
아눌러 주식, 채권, 외환시장 등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확대함으로써 경제 전반의 불안정성을 야기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가 세계 경제의 작은 변화에도 휘둘리지 않으려면 내수 기반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8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한국 수출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 1∼3분기에 57.3%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아직 발표되지 않은 4분기 수출비율도 57% 수준으로 예상돼 지난해 연간기준 수출 비중은 역대 최고가 될 전망이다.

이는 1970년의 수출비중 13.2%에 비해서는 4배 이상 급증한 것이고 외환위기 전인 1996년 27.7%에 비해서는 2배 이상 커진 것이다.

GDP대비 수출비중은 정부가 경제개발 초기 단계부터 수출을 통한 성장을 가장 중요한 목표로 삼은 이후 꾸준히 증가했다.
수출비중은 외환위기 이후 더 빠른 속도로 늘기 시작했다. 1990년대 중반께 20%대에 머물던 수출비중은 1998년 44.3%, 2008년 53.0%를 기록하며 차례로 40%와 50%대를 돌파했다.

수출비중이 가파르게 증가한 것은 외환위기 이후 소비와 투자를 포함한 내수는 위축된 반면 경기를 살리기 위한 수출 드라이브 정책이 중점적으로 실행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위기 극복과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해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고 고환율을 지지하며 수출기업들의 경쟁력에 도움을 줬다.

이런 가운데 한국경제의 수출 중심국가도 미국 등 선진국에서 중국 등 신흥시장으로 빠르게 전환됐다.

수출비중이 60%에 육박하면서 한국 경제의 심각한 대외의존도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 경제가 세계 경기가 후퇴하면 쉽게 가라앉는 위험은 안고 있고 따라서 수출을 늘리는 정책과 함께 내수기반을 강화하는 정책을 서둘러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경제는 2011~2012년 유럽 재정위기와 중국 경기 둔화로 심각한 경기 둔화를 겪었다.

지난 10년간 수출 의존도가 극도로 높아졌기 때문에 해외 주요 무역국의 성장 둔화 효과가 과거보다 더 클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경제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가 성장하는 데 수출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체질 개선이 절실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중산층을 강화하고 소비력을 높이는 한편, 서비스 산업 선진화를 통해 내수시장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삼성증권 이승훈 연구원은 "장기 저성장 환경에서는 내수를 키워야 한다"며 "정부는 복지를 늘리고 재정에서 소득 재분배 기능을 강화해 국민들의 소비력을 높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 유익선 연구원은 "한국의 민간소비와 서비스업 비중이 선진국 수준으로 올라오지 못했다"며 "제조업 중심에서 벗어나 서비스업 선진화를 통해 내수기반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개발연구원(KDI) 이한규 연구위원은 "한국이 제조업 수출 중심의 경제구조를 갖는 것은 이 분야에서 비교우위가 있기 때문"이라면서 "수출비중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무리하게 산업 구조를 조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