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安, '단일화 방식' 놓고 격돌…'내용 공개 공방'

[글로벌이코노믹=주진 기자]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 측이 20일 단일화 방식을 놓고 격돌했다.
문 후보 측은 안 후보 측이 전날 단일화 협상에서 제시한 안이 안 후보 측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불공정안'이라며 반발했고, 안 후보 측은 문 후보가 약속한대로 '통 큰 양보'가 이뤄지고 있지 않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문 후보 측의 우상호 공보단장은 이날 영등포 당사 브리핑에서 "우리 협상팀이 어제 협상장에서 공론조사의 표본 모집을 아웃바운드 방식으로 하자고 제안했다"며 "우리가 일방적으로 안 후보측의 얘기를 듣고 마음에 안 들어서 가져가라고 한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아웃바운드 방식은 지난 서울시장 선거(박원순-박영선 후보) 당시 사용했던 것으로 국민들 가운데 연령별 지역별로 무작위로 공론조사 대상을 추출한 뒤 TV토론을 실시해 투표를 실시하는 방식이다.

문 후보 측은 전날 협상에서 안 후보 측 제안을 조목조목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후보 측 관계자는 "선거인단을 후원자 중에서 모집할 경우 돈을 낸 사람만 투표하게 되는 '금권선거'가 될 수 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며 "그 쪽(안 후보 측)에서도 이 부분에 동의해 수정안을 가져오기로 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그동안 맏형으로서 꾹 참고 양보하고 인내했지만 방어 차원에서 협상 내용을 공개할 수밖에 없다"며 안 후보 측 안도 공개했다.

안 후보측은 전날 공론조사 방안으로 전문기관에 의뢰, 민주당 중앙대의원과 안 후보 후원자 1만4천명씩으로 배심원을 무작위로 추출, 배심원단 중 3천명이 응답할 때까지 조사한 뒤 합산하는 내용을 제안했다는 것이 우 단장의 설명이다.
공론조사 문구로는 `선생님께서는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에 이길 후보로 문, 안 후보 중 누구를 지지하십니까'가 제안됐다고 전했다.

그는 "민주당 대의원의 경우 구성이 다양해 문 후보를 100% 지지하는 게 아닌 반면 안 후보 후원자는 적극적 지지층"이라며 "안 후보측이 이를 뻔히 알면서 이런 안을 가져온 게 참으로 어이없다"며 배심원 구성의 불공정성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도저히 받을 수 없는 안을 가져와놓고 문 후보가 `통큰 양보'를 하지 않았다고 언론플레이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안 후보측은 협상팀간의 합의를 깨고 협상 내용의 일부를 왜곡해 언론에 알린데 대해 공식 사과하고 재발방지책도 만들어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우리측 협상단이 문제제기를 했고 안 후보측이 `일리가 있다'며 오늘 수정안을 가져오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문 후보 측의 브리핑 내용에 안 후보 측은 "사실과 다르다"며 조목조목 반박하며 대응했다.

유민영 대변인은 이날 공평동 캠프에서 브리핑을 갖고 "여론조사, 공론조사를 병행하자는 이야기는 없었다. `여론조사 공론조사' 틀을 합의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 공론조사라는 말은 더이상 쓰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유 대변인은 "서로 생각하는 공론조사의 범주가 다르다"라며 "공론조사가 아니라 `지지층 조사'라는 표현이 맞다"고 설명했다. 안 후보 측이 여론조사 외의 ` α' 방안으로 `지지층 조사'를 문 후보 측에 제안했다는 것이다.

이어 "양측의 마음을 모아내는 과정이 당연히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 지지층 조사를 제안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안 후보 측 지지자로는 훈련된 당원이 없으니 `후원자'와 `펀드참여자'로 제시했다고 유 대변인은 덧붙였다.

그는 "(여론조사와 공론조사의 반영비율이) 50대 50이라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라며 "비율을 제안한 바가 없고 논의된 바가 전혀 없는데 추측해서 하신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유 대변인은 또한 우 단장의 "안 후보 측에서 수정안을 가져오기로 했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 지지층은 조직된 것도 아니고 정치 경험이 없는 분도 많다. 강성ㆍ열성 지지자라고 할 수 없다"며 안 후보 측이 일방적으로 유리한 안을 들고 왔다는 우 단장의 브리핑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유 대변인은 "어제 문 후보 측은 저희가 제안을 하기 전에 (제시할) 안이 없다고 해서 저희가 제안을 했고 (문 후보측이) 그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그래서 논의가 중단된 것이 상황의 전부"라고 밝혔다.

이어 "이미 합의 중단된 내용을 공개하고 유리한 해석을 붙여 상황을 자기에게 유리하게 끌고 가려는 의도가 아닌지 궁금하다"고 문 후보 측을 비판했다.

그는 "점잖게 말씀드리는데 맏형 이야기는 이제 그만하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문 후보 측이 룰 협상에서 실질적인 양보 없이 `통큰 양보'를 하는 `맏형' 이미지를 내세우는 것을 비판한 발언이다.

유 대변인은 문 후보가 토론회에서 "공론조사와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 방식 등 안 후보 측 요구대로 다 받고 있다", "남은 것은 공론조사의 경우 패널 모집하는 방식과 여론조사 문항"이라고 밝힌 데 대해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