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시가 있는 풍경(48)]흔들림에 닿아

공유
0

[시가 있는 풍경(48)]흔들림에 닿아


흔들림에 닿아

이성선

가지에 잎 떨어지고 나서

빈산이 보인다

새가 날아가고 혼자 남은 가지가

오랜 여운에 흔들릴 때

이 흔들림에 닿은 내 몸에서도
잎이 떨어진다

무한 쪽으로 내가 열리고

빈곳이 더 크게 나를 껴안는다

흔들림과 흔들리지 않음 사이

고요한 산과 나 사이가

갑자기 깊이 빛난다

내가 우주 안에 있다

사진=문승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