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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현장, “인성평가 어떻게 하나”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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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현장, “인성평가 어떻게 하나” 한숨

대입 인성평가 강화해도 입시에선 '무용지물'


대학, 입학사정관전형에 형식적으로 반영



학교폭력 사태가 불거진 후 교육과학기술부를 비롯해 대교협에서 인성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이 잇따르자 당장 올해 대학 입시부터 '인성평가'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그러나 교육현장에서는 학교폭력이 만연하다 보니 대학 입시에 인성평가를 실시하겠다는 취지는 인정하지만, 실제 점수에 인성 부분을 반영하기가 어렵다는 점에서 한숨 소리가 나오고 있다. 따라서 대입에서 인성평가를 반영하는 것은 각 대학이 교과부의 방침을 따르는 척 하려는 '생색내기'에 불과할 뿐, 인성평가를 입시에 반영할 방법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만일 인성평가가 실제 대입에서 합격여부를 결정할 만큼 비중이 높아진다면 이에 대비하느라 불필요한 사교육 프로그램마저 생길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교협은 2013학년도 수시모집 입학사정관 전형에서 지난 3월부터 학교생활기록부에 인성 발달사항을 핵심 요소별로 기록하도록 한 것과 연계해 학생 인성을 평가하도록 했다.



대교협은 '자기소개서' 공통 양식에 인성 관련 문항을 신설, 입학사정관제 정부 재정지원 대학이 이 문항을 공통으로 활용토록 했다. 이에 따라 일부 대학은 올해 수시모집부터 자기소개서에 '학교생활 중 배려ㆍ나눔ㆍ협력ㆍ갈등 관리 등을 실천한 사례를 들고 그 과정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구체적으로 기술하시오'라는 문항을 포함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대교협은 면접에서도 학교생활기록부,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 등에 기재된 핵심인성요소에 대해 질문해 답변한 내용이 사실인지를 확인하도록 했다.



그러나 인성교육에 대한 개념이 아직 명확하게 정립되지 않은 상태인 데다 학생들이 자기소개서나 면접에서 학교폭력 가해 사실 등을 솔직하게 언급할 리도 없어 현실적으로 인성 평가에 제약이 크다는 게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한 입시학원 관계자는 "인성 평가는 객관화할 지표도 없고 학생으로서도 딱히 쓸 만한 내용도 없을 것이다. 학생들이 다 착하다고 하지 문제 있다고 누가 쓰겠나"라며 "결국 인성평가는 학교 교사 평가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서 담임교사에게 잘 보이려고 하는 부작용만 생길 수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최근 대학들이 내놓은 모집요강을 살펴보면 인성평가를 강조할 것처럼 해놓고 정작 입학사정관전형을 제외한 일반전형, 특기자전형에서는 인성평가 항목이 들어 있지 않는 것도 문제다.



/노정용 기자/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