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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계신의 경제포커스] 원자재값 급등, 대란 다시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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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계신의 경제포커스] 원자재값 급등, 대란 다시 오나


[글로벌이코노믹=송계신부국장] 미국의 가뭄사태와 중동지역 불안으로 국제 곡물가격과 원유값이 급등하면서 원자재 대란이 다시 오는 것 아니냐 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국제 원자재 대란이 올 경우 그 충격으로 글로벌 경제는 회복의 꽃을 펴지도 못한 채 주저앉을 가능성이 크다.

이란 제재에 따른 원유수급 불안이 커지면서 국제유가는 7일 연속 상승하며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고 있다. 옥수수 가격은 최근 40% 가까이 폭등했고 콩 가격 역시 25% 안팎 급등했다.

원자재 가격의 상승기를 의미하는 '슈퍼사이클'이 끝났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최근 원자재값 상승이 일시적인지 장기 상승의 서곡인지 주목된다.

#국제유가 다시 고공행진

-달러 약세, 중동 불안에 급등세 돌아서
-유가 7일째 오름세, 두바이유 100달러
-전국주유소 기름값 연일 상승세 이어가

국제유가는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으로 원유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된데다 유럽의 재정위기 진정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급등했다.

19일 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2.79달러(3.1%) 오른 배럴당 92.66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시장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9월물은 1.7% 상승한 배럴당 106.97달러를 기록했다. 우리나라가 주로 도입하는 두바이유 가격도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고 있다. 두바이유 현물가격이 100달러를 넘어선 것은 한 달만이다.

이로써 국제 원유값은 7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국제유가가 급등세로 돌아선 것은 중동의 정정불안 때문이다.

이스라엘 정부는 불가리아 흑해 연안의 한 휴양지 주차장에서 발생한 폭탄테러 배후에 이란이 있다고 지목했다. 이 테러로 최소 7명이 사망하고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강력한 무력 응징을 하겠다고 발언해 긴장감을 높였다. 이에 대해 이란 정부는 폭탄 테러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시리아에서도 전날 반군 공격으로 아사드 정권의 핵심인물 3명이 동시에 사망하는 등 내전이 악화돼 중동지역의 정정 불안을 부추겼다.

유럽의 재정위기 진정에 따른 달러화 약세도 유가를 밀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독일 의회는 스페인 은행에 대한 유로존의 구제금융안을 승인해 재정위기에 대한 불안을 진정시켰다.

최근 국제유가가 한 달 반만에 100달러를 넘어서면서 전국 주유소 기름값도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싱가포르 국제 석유제품가격이 2~3주 후에나 국내에 영향을 미치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기름값도 당분간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전국 주유소의 ℓ당 평균 휘발유가격은 1893.07원, 경유가격은 1720.40원으로 전날보다 각각 0.59원, 0.53원 상승했다.

#국제 곡물가 고공비행 우려


-미국 최악 가뭄 밀·옥수수 값 천정부지
-29개주 1297개 카운티 재난지역 지정
-25년래 최악 가뭄으로 식품가 폭등우려

미국의 가뭄사태 지속되면서 국제시장에서 곡물가격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모습이다.

옥수수 가격은 지난 6월1일 이후 부셸(25.4kg)당 7달러 88센트로 40%나 치솟았으며, 콩 가격 역시 24% 폭등했다.

옥수수 12월물은 19일 전일대비 0.2% 내린 부셸당 7.125달러에 거래를 마쳤지만 장중 7.89달러까지 오르며 지난해 6월 초 이후 최고가를 나타내기도 했다. 밀 가격도 17개월만에 최고가를 보이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미국이 25년래 최악의 가뭄피해를 겪으면서 올 연말이나 내년 초쯤 옥수수와 대두 가격이 폭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 정부는 29개주 총 1297개 카운티를 가뭄재난 지역으로 지정했다. 18일 하루에만 8개주 39개 카운티가 더 늘어났다. 가뭄 재난지역 면적은 미 토지의 약 61%에 해당된다.

옥수수와 대두 경작지 4분의 3이 가뭄의 영향을 받았고, 약 3분의 1은 매우 심각한 가뭄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도 곡물가 급등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FAO는 미국 가뭄사태로 국제곡물가가 요동치고 있으며, 특히 아시아 지역 곡물수입국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산 옥수수 주요 수입국인 한국과 일본이 이미 브라질과 우크라이나로 수입선 다각화를 꾀하고 있는 등 각국의 대응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는 것.

불과 보름 전까지만 해도 세계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국제 원자재 값은 하락세를 보였다.

이달 초 기준으로 원유·금·면화 등 20개 주요 상품가격을 종합해 산정하는 다우존스(DJ)-UBS 상품지수는 9% 하락했다.

특히, 원면가격은 연초 이후 20% 이상 떨어졌고, 미국산 열연강판 가격도 최근 두 달 사이 13% 넘게 하락했다.

이 같은 큰 폭의 원자재 가격 하락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일각에서는 상품 가격의 장기적인 상승을 의미하는 '슈퍼사이클'이 끝났다는 주장을 제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