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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운선생 주역강의(20)] 운명은 알 수 있고, 예방할 수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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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운선생 주역강의(20)] 운명은 알 수 있고, 예방할 수도 있어



[글로벌이코노믹=초운 김승호 주역연구가]운명은 왜 만들어지는가? 어째서 미래의 일이 정해져야 한단 말인가? 정해진다는 것! 이것이 문제의 핵심입니다. 모든 것이 정해져 있지 않다면 좋으련만... (그러나 이런 생각은 운명이 나쁜 사람에게만 해당되겠지요.)
따져봅시다. 어떤 사람이 현재 차압을 당하고 있습니다. 이런 운명을 누가 만들었습니까? 그 사람이 돈을 빌렸기 때문입니다. 돈은 5년 전에 빌렸지만 그로 인해 오늘날 차압당할 운명을 초래했습니다.



그렇다면 5년 전에 돈을 빌릴 운명이었을까요? 비겁한 생각을 하면 안됩니다. 운명은 운명이 아닙니다. 운명은 어느 순간 만들어지는 것이지, 영원한 과거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란 뜻입니다.



어떤 사람이 감옥에 갔습니다. 이는 운명일 수도 있고(먼 과거에 만들어진), 순간의 잘못에 의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이럴 경우, 운명이라고 말하지는 않지요?) 두가지 다 자신의 책임인 것입니다. 불행에 대해 자기 책임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그 운명을 벗어날 가능성이 아주 많은 사람입니다.


어떤 사람이 독약을 먹고 죽었습니다. 왜 일까요? 왜 죽었을까요? 독약 때문입니다. 왜 독약을 먹었을까요? 운명일까요? 아닙니다. 독약을 먹고 싶을 만큼 불행해진 것은 운명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독약을 먹은 것은 우연, 즉 자신의 선택 때문입니다. 이는 절대로 운명이 아닙니다.



사물에는 원인과 결과가 있습니다. 결과는 운명입니다. 원인에 의해 자연적으로 발생합니다. 물론 원인은 소멸되기도 합니다. 또한 원인이 증폭되기도 하지요. 그리고 또한 하나의 결과(운명)는 반드시 하나의 운명에서 파생되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 가지 원인에서 한 가지 결과가 이루어지기도 하지요. 하지만 원인과 결과가 재빨리 일어나는 것은 운명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그러고 보면 운명의 정의도 더욱 분명해지는 것 같습니다. 운명이란 원인이 있고나서, 한참만에 일어나는 결과인 것입니다. 술 먹고 사고를 치는 것은 운명이 아닙니다. 술 때문에 결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나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갑작스런 불행을 생각해 봅시다. 자기가 한 잘못(원인)이 없습니다. 인도를 따라 산책하고 있는데 갑자기 저 건너편의 차량이 중앙선을 넘어서 인도까지 덮쳤습니다. 운명일까요? 그렇습니다. 운명입니다.



이 운명은 언제 만들어졌을까요? 우주가 처음 만들어질 때인 빅뱅시기에 만들어진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언제일까요? 갓 태어난 순간이었을까요? 아닙니다. 갓 태어난 것이 차에 치어 죽을 원인은 절대 아닙니다. 이 문제는 잠시 뒤로 미루겠습니다.



여러분은 그저 운명의 순간에 잠사나마 그 원인을 생각해 보라는 것입니다. 오늘 내가 잘못했는가? 아니면 작년에 내가 원인을 만들었는가? 그도 아니면 언제? 이런 식으로 생각하면 됩니다.



운명이란 어떤 원인이 잠복되어 있는 결과입니다. 천천히 나타나는... 천천히가 핵심입니다. 천천히 오래 있다가 나타나는 결과에 대해서는 보통사람으로써는 속수무책입니다. 그래서 운명이란 무서운 것이지요.



어떻게 예방할 방법은 없을까요? 아니, 나쁜 운명은 예방하고 좋은 운명은 빨리 일어나도록 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주역입니다. 주역은 자연과학처럼 당장에 일어나는 현상보다는 천천히 누적되어 일어나는 현상을 다룹니다.



하나의 예를 들어 봅시다. 어떤 사람이 도끼로 이웃집 청년의 다리를 찍고 도망갔습니다. 다리를 찍힌 사람은 평생 장애인으로 살아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은 훗날 나라에서 아주 높은 벼슬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 장애인은 벼슬에 오르자마자 전국에 범인을 수배하여 마침내 그를 잡아왔습니다. 대감은 호통을 쳤습니다.



“너 이 놈! 나를 알아보겠느냐?”



범인은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그럼요. 내가 대감님의 다리를 못 쓰게 하였는데, 그것을 어찌 모르겠습니까.”



“뭐 이 놈! 네 죄를 모르느냐? 더 이상 듣기 싫다. 여봐라! 이 놈의 목을 쳐라!”



범인은 곧 죽게 생겼는데 걱정도 않고 젊잖게 한 마디 던졌습니다.

“대감! 이 무슨 일입니까? 저는 억울합니다.”



어처구니없는 일이었습니다. 범인이 억울하다는 것입니다. 대감은 얼굴 살이 떨리고 있었지만 참으며 말했습니다.



“억울하다고? 좋다, 너 이 놈! 그 연유를 말해 보거라! 만약 허튼 소리를 하면 너 뿐만 아니라 너의 처자들까지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야! 냉큼 대답하거라.”



이에 범인은 대답하기 시작했습니다.

“대감, 저는 어려서부터 주역을 공부하여 사람의 운명을 대충 뚫어보고 있습니다.”



“............”



“그런데 지난 날 대감님은 아주 운을 나쁘게 하는 버릇이 있었습니다. 그 버릇 때문에 대감님은 벼슬에 오르지 못할 뿐 아니라, 평생을 곤궁하게 살 뻔했습니다. 대감님은 항상 발가락을 까딱거리며 발을 달달 떨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아주 흉한 버릇이며 나쁜 징조인 것입니다. 대감님은 그 짓거리만 하지 않으면 벼슬도 얻어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대감님을 위해서 힘들게 대감님의 발을 찍고 도망갔던 것입니다. 도망간 이유는 다른 건 없습니다. 대감님이 저를 일찍 잡아들여 저를 처형했다면 대감님의 운도 다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도망을 갔던 것입니다.



그동안 사는 게 힘들었습니다. 도망 다니는 게 쉬운 일이었겠습니까! 저는 오로지 대감님의 행운만 기다리며 오늘날을 학수고대해 왔습니다. 그런데 고마워하시기는 커녕 되려 저를 원수로 취급하시다니 어찌 억울하지 않겠습니까? 죽이려면 이제 죽이십시오. 저는 여한이 없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드릴 말씀이 있는데, 지금 저를 죽이셔도 대감님께는 더 이상 나쁜 운명이 없습니다. 그러니 거리낌 없이 저를 죽이셔도 됩니다.”



범인의 설명은 이로써 끝났습니다. 대감은 눈을 감고 잠시 생각하고는 벼락같은 호령을 내렸습니다.



“여봐라! 저놈에게 금은보화를 잔뜩 주어서 내쫓아라. 허허, 별난 놈 다 보겠군....”



대감은 미소를 지으며, 다리를 절며 퇴청하였습니다.



이 이야기는 운명의 경영에 대한 교훈이 담겨 있습니다. 운명은 알 수 있고, 예방할 수도 있습니다. 그럼 운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좀 더 심도있게 고찰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운명은 천천히 오래전에 만들어진다고 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