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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성 보험 공시이율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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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성 보험 공시이율 '빨간불'


기준금리 전격 인하로


지속되는 저금리 기조속에 기준금리까지 인하되면서 보험사가 판매하는 저축보험의 공시이율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기준금리 인하는 국고채와 회사채 등 금리를 낮추고, 이들 금리에 영향을 받는 저축보험의 공시이율도 결국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2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3.0%로 전격 인하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한은의 기준금리가 공시이율 산정에 즉각적인 영향을 끼치진 않지만 공시이율 산정 기준인 국고채·회사채가 영향을 받는다"며 "장기적으로는 공시이율이 하락할 개연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번 금리인하가 아니더라도 보험사들은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이어져 온 저금리 정책으로 저축보험의 공시이율을 지속적으로 인하해왔다.

지난 달 미래에셋생명·동부화재·현대해상·LIG손보·KDB생명·ING생명 등 6개 보험사가 공시이율을 전달대비 0.1%포인트 내렸고, 지난 4월에도 저축보험의 공시이율을 전달대비 0.1%포인트씩 인하했다.

이처럼 보험사들이 공시이율을 내린 가장 큰 이유는 저금리정책으로 공시이율보다 낮은 수익률 때문에 역마진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금융당국도 고금리로 역마진이 생기면 보험사만 손해를 보는 것이 아니라 보험료 인상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공시이율을 인하를 권고해왔다.

하지만 높은 이율를 믿고 저축보험에 가입한 소비자들은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대부분 보험사들이 5% 이상의 공시이율을 미끼로 소비자들을 유인했지만, 점차적으로 이율을 인하해 속았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실제로 보험사는 3%대인 시중은행의 예금금리보다 훨씬 높은 5%대의 공시이율을 미끼로 저축보험을 판매해 성장동력을 얻을 수 있었다.

생명보험업계의 지난 4월 저축성 보험 수입보험료가 지난해(2조3067억원)에 비해 49.5%늘어난 3조4503억원을 기록하고, 전체 수입보험료에서 저축성 보험이 차지하는 비율도 48.7%에서 57%로 증가하는 등의 수치는 이를 뒷받침한다.

저축보험에 가입한 박모(33·여)씨는 "설계사가 가입을 권유할 때, 공시이율이 바뀔 수도 있지만 크게 변동없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상품이라고 설명해 가입했다"며 "공시이율이 떨어진다는 기사를 볼 때마다 당황스러울 뿐"이라고 말했다.

금융계 전문가들은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까지 예상하고 있어 저축보험 가입자들의 걱정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정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9월이나 10월 쯤 기준금리 인하가 한번 더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경기가 악화되는 신호가 계속된다면 내년 상반기에 또 한번 기준금리 인하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