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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으면서 소개팅 '카페 커플닷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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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으면서 소개팅 '카페 커플닷넷'



‘님도 보고, 밥도 먹고….’
서울 을지병원 사거리 선샤인 호텔 뒤 먹자골목 안에 싱글들의 메카가 생겼다. 강남구 신사동 590-18번지 2층에 자리한 미팅카페 ‘카페 커플닷넷’(cafe.couple.net 02-516-2003)이다. 5월31일 오픈, 아직 따끈따끈한 곳이다.

아래에서 발레파킹(2000원)을 맡긴 뒤 잘 꾸며진 전용 입구를 통해 2층으로 걸어 올라가니 과거 이탈리아 여행 중 들른 지중해 연안 어느 작은 도시의 레스토랑처럼 하얀 벽과 짙은색 나무로 치장된 널찍한 레스토랑이 나온다. 벽면 곳곳에 걸린 이탈리아 명소들을 담은 사진들이 운치를 더한다.

한 구석에 자리를 잡고 앉아 실내를 둘러봤다. 곳곳에서 20, 30대 남녀들이 1대 1 또는 2대 2로 마주 앉아 음식이나 차를 나누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특이한 것은 그들 모두 편안한 복장을 하고 있는 것이 비즈니스 미팅이 아닌 것은 분명했지만, 그렇다고 연인이나 친구처럼 스스럼없는 분위기도 아니다.

소개팅 중인 남녀들이다. 카페를 책임지고 있는 이성미 매니저에 따르면, 남녀 손님들은 모두 ‘커플닷넷’의 회원들이다. 이곳에 와서 신분증을 제시하고 커플닷넷 시스템을 통해 회원 여부가 확인되면 경력 10년의 커플매니저인 이 매니저가 이곳을 찾은 이성 회원 중 어울리는 회원을 골라 즉석에서 소개를 해준다.

서로 상대방이 마음에 들면 이곳에서 식사도 하고, 차도 마시면서 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소개비도 따로 받지 않는다. 그저 자신이 주문한 음료수나 밥값 외에는 전혀 들지 않는다. ‘커플닷넷’ 웹사이트 자체도 회비가 없으니 세상에서 가장 저렴하게 전문 커플매니저의 매칭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셈이다.

둘러보니 소개팅을 하는 손님 중에는 외국인 남성과 한국인 여성도 있다. ‘커플닷넷’이 글로벌 매칭 사이트이다 보니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자연스러운 글로벌 소개팅이다.
주말 저녁이라서 그런지 남녀들이 계속 들어왔다. 물론 그들 중에는 이곳이 ‘커플닷넷’ 운영사인 좋은만남 선우(대표 이웅진)가 직영하는 ‘미팅카페’인 줄 모르고 들어온 경우도 있다. 소개팅과 관련 없이 식사나 음료만 즐길 수도 있지만, 원하면 앉은 자리에서 커플닷넷 회원가입을 마치고 소개팅을 받을 수도 있다.

메뉴판을 받아 보니 샐러드, 피자, 파스타, 스테이크 등의 메뉴가 여느 이탈리안 레스토랑과 별 차이가 없었다. 음식 값은 강남 일대 이탈리안 레스토랑들과 비교해 비싸기는 커녕 오히려 저렴한 편이다. ‘소개팅’이라는 서비스가 들어가는 만큼 ‘혹시 바가지를 씌우는 것은 아닐까’ 걱정하기 쉽지만 기우일 뿐이다. 음식 값에 부가세 10%도 추가되지 않으니 더욱 경제적이다.

신선한 야채에 오리엔털 드레싱으로 맛을 내고 치킨을 더한 ‘뽈로’(9000원), 토마토와 프레시 모짜렐라 치즈로 만든 ‘카프레제’(1만원), 신선한 야채에 소 안심과 발사믹 소스로 맛을 배가시킨 ‘만조’(1만2000원) 등 샐러드류, 찌개처럼 뚝배기에 담아 끓여낸 매콤한 맛의 해산물 모둠 스파게티인 ‘뽀르노’(1만6000원), 베이컨, 구운 피망으로 맛을 낸 ‘아마트리치아나’(1만4000원) 등 토마토 소스 파스타류, 게살, 새우를 넣은 고소한 링귀니 파스타인 ‘그랑까오’(1만5000원), 치즈·버섯·소 안심으로 맛을 낸 고소한 링귀니 파스타인 ‘고르곤졸라 안심 스파게티’(2만원) 등 크림소스 파스타, 링귀니 면에 해산물과 와인 소스로 맛을 낸 ‘비앙코’(1만6000원), 역시 링귀니 면에 엔초비, 루꼴라로 맛을 낸 매콤한 맛의 ‘알리오 올리오’(1만4000원) 등 화이트 와인 소스 파스타도 준비된다.

피자로는 치킨과 할라피뇨가 들어가 매운 ‘핫 스파이시 치킨 피자’(1만7000원), 여성들이 특히 좋아하는 꿀 찍어 먹는 피자인 ‘고르곤 졸라 피자’(2만원), 불고기와 구운 감자를 올려 구워낸 한국식 피자인 ‘불고기 & 포테이토 피자’(2만원) 등이 나온다. 호주산 소 안심으로 만드는 ‘텐더로인 스테이크’(4만2000원)나 등심으로 만드는 ‘립아이 스테이크’(4만2000원)도 제공된다.100여 종의 레드·화이트·스파클링 와인도 병 또는 잔으로 맛볼 수 있다. 20년 경력의 셰프가 만드는 이들 메뉴의 종류는 가게가 안정될수록 점점 늘어날 예정이다.

좌석은 80여 석. 일요일은 쉬고 다른 요일은 오전 10시부터 자정까지 오픈한다. 주말에는 오전 1시까지 문을 연다. 수시로 단체미팅 이벤트도 다양하게 개최되니 자주 들르면 좋은 일이 있을 듯하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