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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1250억달러 구제금융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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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1250억달러 구제금융 신청

▲ 루이스 데 귄도스 스페인 경제부 장관이 9일(현지시간)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글로벌이코노믹=숀맹기자] 스페인이 은행권의 유동성 위기 해결을 위해 구제금융을 신청키로 했다.

이로써 스페인은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에 이어 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로존 17개국 가운데 4번째 구제금융을 받는 나라가 된다.

루이스 데 귄도스 스페인 경제부 장관은 9일(현지시간) 유로존 재무장관들과 긴급 전화회의를 가진 뒤 기자회견을 통해 "스페인 정부는 은행 분야에 필요한 구제금융을 유로존 국가들에게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귄도스 장관은 "스페인에 대한 구제금융 조건은 현재의 금융시장 상황에서 가능한 것보다 우호적"이라고 덧붙였다.

유로존 국가들이 스페인에 지원하는 구제금융 규모는 최대 1,000억유로(약 1,250억달러)으로 알려졌다. 이 자금은 스페인의 은행 시스템 안정에 필요한 자본확충 자금과 만일의 경우에 대비한 예비자금 용도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긴급 회의 직후 성명을 통해 “구제금융 자금이 스페인의 은행 부문에 한정돼 직접 투입되며 지원된 자금에 대해서는 최종적으로 스페인 정부가 상환 책임을 지게 된다”고 밝혔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이어 “구제자금을 제공받는 스페인의 은행부문이 개혁을 이행할 것으로 기대하며 스페인이 기존에 약속했던 노동시장의 개선과 재정 적자 감축 등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전화회의에서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스페인측에 구제금융 요청액을 구체적으로 밝힐 것을 요구했으나 스페인이 강하게 반발해 추후 액수를 확정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귄도스 장관은 은행부문의 자본확충에 필요한 규모를 산정하기 위한 컨설팅회사들의 실사작업이 끝나는 21일까지는 구제금융 신청액수를 구체적으로 확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가 한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스페인 은행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은 유로안정화기구(ESM)나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가운데 하나를 통해 이뤄질 예정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는 특히 운용방식에서 좀 더 신축성이 있는 ESM을 통하는 방법이 선호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페인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 방식을 놓고 국제통화기금(IMF)이 어느 정도로 관여할 것인지를 놓고 이번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서 격론이 벌어진 가운데 스페인은 IMF의 개입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IMF는 자금지원에서 빠지고 유로존에서 구제자금을 제공하되 IMF가 은행부문의 개혁을 모니터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유로존 회원국들은 스페인이 약속한 포괄적인 개혁안의 이행을 감독하는 역할을 맡는 것으로 합의됐다.

그러나 앞서 구제금융을 받은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 등에게는 구제금융 제공 조건으로 재정 긴축을 비롯한 혹독한 개혁조치가 부과된 것과 달리 스페인에게는 이러한 조치가 요구되지 않으면서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17일 예정된 그리스의 2차 총선을 앞두고 스페인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신속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압력이 유럽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강하게 가해지면서 지원조건이 대폭 완화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