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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아이스하키 전 감독 청부폭행 지시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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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아이스하키 전 감독 청부폭행 지시 의혹

▲ 대학 운동부 지도자가 학생 선수에게 라이벌 학교 에이스를 폭행하라고 지시해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고려대 전경. 금품 수수와 함께 청부폭행까지 더해져 운동부의 추한 모습이 드러나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하고 있다./홍정수 기자

[글로벌이코노믹=노정용기자] 대학 운동부 지도자가 선수에게 라이벌 대학 운동선수를 폭행하라는 이른바 ‘청부폭행’을 지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31일 고려대에 따르면 ‘부당한 지시에 의한 인권침해를 당했다’는 진정서가 지난 23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제기됐다. 이에 앞서 피해 선수인 A씨의 어머니는 5월 초 사건 내용을 담은 투서를 안암총학생회에도 제보했다.

A씨의 어머니는 투서를 통해 “아들이 고려대 진학이 확정된 2009년 가을, 고등학생 때 김 모 전 감독은 연세대 에이스인 박 모 선수를 정기 고연전에 나오지 못하도록 아들에게 폭행을 청부하며 이게 나쁜 일인줄 알지만 고려대가 이기기 위한 작전이라고 했다”며 ““아들이 그 약속을 이행하지 않자 김 전 감독이 재학기간동안 경기출전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이어 “지난해에는 연습도중 아들이 슛을 날렸는데 골키퍼의 머리에 맞는 일이 있었고, 이를 지켜보던 감독은 자신의 아들을 불러 심하게 야단치면서 골키퍼 무장을 입히지 않고 골대에 서게 한 뒤 다른 선수들에게 슛을 쏘도록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사실은 문익수 전 체육위원장에게 알려졌고, 문 위원장은 이 문제를 공론화시키고자 했지만, 2011년 고연전이 끝나고 퇴임하면서 논의가 더 이상 진전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의 김 전 감독은 지난 2007년에도 고려대 아이스하키부가 실업팀 안양 한라와 연습경기에서 지고 난 뒤 선수들에게 가혹행위를 한 것으로 파문을 일으킨 장본인이다. 김 전 감독은 그 당시 고려대 아이스하키부 합숙소 근처 공터에서 땅바닥에 과자를 뿌려놓은 뒤 선수들에게 뒷짐을 진 채 무릎을 꿇고 입으로 과자를 먹으라고 지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선수 생활에 위기감을 느끼자 올해 3월 김 전 감독을 찾아갔다. 당시 대화내용을 녹취한 녹취록에 따르면 김 전 감독은 “내가 너를 왜 뽑았는지 아냐? 박 모 선수가 너한테 꼼짝 못하기 때문에 뽑은거다”며 “대학이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 꼭 시합을 뛰는 것만이 팀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현재 A씨는 선수생활을 그만두고 학업에 열중하고 있으나, 그 사건의 후유증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A씨의 어머니는 이와 함께 “감독 코치에게 돈을 주면 정기전을 뛸 수 있다는 이야기를 아이들이 공공연하게 한다. 저도 아이가 입학한 뒤 김 전 감독에게 약속한 오토바이를 선물했다”고 폭로했다.

그녀는 이어 “고려대 아이스하키부는 모든 게 돈이다. 아이들 말로 고려대는 실력이 짱이거나 돈이 많으면 된다고 한다”면서 “비록 우리 아이는 운동을 그만뒀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고려대 아이스하키부에 변화가 일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학교 관계자는 “체육위원회에서 이 투서에 대해 1차 조사를 한데 이어 가급적 빨리 김 전 감독에 대한 조치를 취할테니 기다려달라”면서도 “김 전 감독이 고려대를 그만두었는지, 아지 재직중인지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