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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협상 성과 없어…내달 러'서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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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협상 성과 없어…내달 러'서 재개


[글로벌이코노믹= 한운식 기자]이란의 핵프로그램을 둘러싸고 서방과 이란이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이틀간 머리를 맞댔으나 지난달 터키 이스탄불 협상과 마찬가지로 가시적인 성과 없이 마무리됐다.

양측은 그러나 협상의 진전을 원한다는 공통된 인식 아래 다음 달 18∼19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협상을 다시 갖기로 합의했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과 독일 등 이른바 'P5 1' 그룹 협상팀을 이끌고 있는 캐서린 애슈턴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24일(현지시간) 바그다드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틀간 매우 진지하고 구체적인 논의를 했다. 양측이 진전을 원하는 것은 분명하고 공감대도 일부 이뤘다"며 "하지만 큰 차이는 여전하다"고 밝혔다.

애슈턴 대표는 특히 이란이 20% 수준의 고농축 우라늄 문제도 해결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면서 "가까운 시일 내 협상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우리의 의지는 확고하다"고 덧붙였다.

이란측 핵협상 대표인 사이드 잘릴리도 "회담은 진지했고 양측이 자신의 입장을 분명하게 밝히는 등 분위기도 긍정적"이라며 "이번 만남을 통해 상대의 견해를 더 잘, 그리고 더 많이 알게 됐다"고 평가했다.

서방 측은 이번 회담에서 우라늄 농축 중단의 대가로 의료용 동위원소, 핵안전 협력, 민간항공기 부품 제공 등 이란을 놀라게 할만한 안들을 내놓았고 이란 역시 5개의 자체 계획을 들고 나왔으나 합의에는 실패했다.

이란은 우라늄 농축이 자국의 고유한 권리라면서 핵활동 중단 전 경제 제재 해제를 일관되게 주장했고, 서방은 이란이 먼저 농축활동을 중단해야 제재를 풀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양측은 외교 노력을 포기할 수 없는 실정이다.

서방으로서는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폭격 위협이 강화되면서 중동에 새로운 전쟁 위험이 고조되는 상황을 막아야 하고, 이란으로서는 자국 원유 수출에 대한 서방의 금지가 확대되는 것을 피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회담은 아마노 유키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회담 직전 이란을 방문한 데다 예정에 없이 24일까지 하루 더 연장돼 모종의 해법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지만 성과 도출에는 실패, 이란 핵협상의 어려움을 실감 나게 했다.

이란과 서방은 지난달 14일 터키 이스탄불 협상에 이어 이번 23~24일 바그다드 협상, 그리고 다음달 18~19일 모스크바 협상에 이르기까지 최근 3개월간 3차례 회담을 갖게 됐다.

싱크탱그인 국제위기그룹(ICG)의 이란 전문가인 알리 바에즈는 구체적인 진전은 없었지만 15개월간의 공백 후 이뤄지는 최근의 이런 잇단 회담 일정 자체가 진전을 보이는 신호라는 해석을 내놓았다.